세상사는 이야기

The Buck Stops Here

甘冥堂 2024. 2. 7. 22:21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The Buck Stops Here’란 문구가 새겨진 팻말이 있다.
책임을 떠넘길 곳이 없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미다.


중국 제나라 환공은 늘 의자 오른편에 희한한 술독을 놔뒀다.
술이 비면 비스듬히 누웠다가 절반쯤 차면 똑바로 서고, 가득 차면 다시 누웠다.

죽은 환공을 조문한 공자가 술독을 보고 무릎을 탁 쳤다.
“다 배웠다고 교만하면 반드시 화를 부른다.”
공자는 같은 술독을 만들어 옆자리에 두고 교훈으로 삼았다.

▶중국 후한의 학자 최원은 형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자 원수를 갚은 뒤 오래 도피 생활을 했다.
겨우 사면을 받아 돌아온 그는 과오를 뉘우치며 언행의 경계를 삼는 글을 지어 책상(座) 오른쪽(右)에 새겨넣었다(銘).

‘남의 허물 말하지 말고/자기 자랑 하지 마라/
남에게 베푼 것 마음에 두지 말고/은혜를 받았으면 잊지 마라…’

청나라 옹정제는 ‘위군난(爲君難·군주가 되는 길은 어렵다)’이란 좌우명(座右銘)을 새겼다.


▶미국 지미 카터 대통령은 해군사관학교 졸업 후 장교 선발 면접에서 “졸업 성적이 몇 등이냐”는 질문에 “820명 중 59등”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러자 해군 제독은 “그게 최선이었나” 라고 반문했다.
충격을 받은 카터는 이를 성찰의 좌우명으로 삼았다.
그의 자서전 제목도 ‘Why not the best’였다.

미국 독립 주역인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어릴 적 할아버지에게 받은 편지 한 통이 평생의 십계명이 됐다.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자신이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마라.’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집무실 책상에 항상 ‘The Buck Stops Here’라는 팻말을 뒀다.
‘책임을 떠넘길 곳이 없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미였다.
제2차 세계대전 말 일본에 원폭 투하나 6·25 파병 결정 때도 이 문구를 보았다.

원래 ‘Buck’은 숫사슴이란 뜻인데 카드 게임 때 딜러에게 사슴뿔 칼을 넘겨주는 전통에서 ‘책임’이란 뜻이 생겼다.
영어로 ‘Pass the buck’은 책임을 전가한다는 뜻이다.


▶KBS인터뷰하는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The Buck Stops here’ 팻말이 놓여 있었다.
그는 대선 때 ‘집무실 책상에 두고 싶은 게 뭐냐’는 질문을 받고
“내 책임을 잊지 않고 일깨워 줄 트루먼의 문구가 좋을 것 같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 말을 바이든 미 대통령이 들었는지 방한 때 그 팻말을 선물로 가져왔다고 한다.
당선인 때는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다. 많은 사람과 의논하겠지만 결정의 책임은 내가 져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팻말에 새긴 초심을 끝까지 지키길 바란다.(조선일보에서 인용)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신  (0) 2024.02.08
연하장  (0) 2024.02.08
眞宗皇帝勸學  (0) 2024.02.06
터키의 역사  (0) 2024.02.06
인생 성취의 8할은 운  (2) 2024.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