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헤밍웨이 유감

甘冥堂 2024. 6. 27. 10:13

헤밍웨이(Hemingway) 유감

행복한 노년을 결정짓는 핵심(核心) 조건으로
건강(健康)이나 돈, 취미(趣味) 외에도 ‘친구(親舊)’를 꼽는 이가 늘고 있다.

재산(財産)을 모으고 불리는 ‘재테크’만 중요한 게 아니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주위에 많이 만들어 두라는 뜻에서
‘우(友)테크’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노벨문학상(文學賞)을 받은
“어네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미국(美國) 문단(文壇)의 긍지(矜持)다.

쿠바국민들은 왜 헤밍웨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을까?
노벨상을 받은 ‘노인과 바다’를
헤밍웨이가 아바나 ‘호텔 암보스문도스’에 머물면서 썼고
소설의 배경(背景)이 쿠바 앞바다 인데다가
주인공인 노인 ‘산티아고’가 쿠바인이라는 것이다.

헤밍웨이는 자신이 늙는다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노인취급을 당하는 것을 모욕(侮辱)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킬리만자로 등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며 사냥을 하고
카리브해에서 며칠씩 파도와 싸우며 대어(大漁)낚시에 열중하기도 했다.

그는 경비행기 사고(事故)로 세 번이나 죽을 뻔했다.
그의 일생(一生)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처럼
도전(挑戰)과 모험(冒險)의 연속(連續)이었다.

‘노인과 바다’에서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대어를 낚는 데는 성공(成功)하지만
상어 공격(攻擊)으로 그 대어를 육지로 끌고 오는 데는 실패한다.
뼈대만 남은 물고기를 끌고 오게 되었지만 산티아고 노인은

“인간(人間)은 파괴될 수는 있어도 정복(征服)될 수는 없다”며 스스로를 위로(慰勞)한다.

헤밍웨이는 늙은 어부(漁夫) 산티아고의 입을 통해

자신은 다른 사람들처럼 목숨만 유지하는 노인생활은 하지 않을 것이고,
끝까지 용기(勇氣)와 도전을 통해 남성적 가치(價値)를 보여주겠다는의지(意志)를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정신(精神)과 육체(肉體)는 서로 다른 속도(速度)로 쇠퇴(衰退)한다.
정신은 젊은이지만 육체는 급속도로 노화(老化)된다.

나이 들어 거울을 들여다보면, ‘이게 정말 나인가“ 의심(疑心)되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헤밍웨이는 비행기 추락사고로 입은 부상(負傷)이 악화(惡化)되어

글을 쓰기 어려워지고 침대에 들어 눕게 되자, 총으로 자살(自殺)해 버렸다.
그의 나이 불과 62세였다.

요즘 헤밍웨이 탄생 120주년을 맞아 그의 자살 원인이 무엇인가가 재조명되고 있는데
우울증(憂鬱症) 때문이라고 말하는 학자들이 많다.
헤밍웨이는 말년(末年)에 가장 친한 친구(親舊)들인

윌리엄 예이츠, 스콧 피츠제럴드, 제임스 조이스를 잃는데다가
특히, 자기 저서(著書)의 편집자(編輯者)로 낚시와 사냥을 함께하던 ‘맥스 퍼킨스’를 잃은데 대한

슬픔이 지나쳐 우울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젊었을 때는 여성(女性)을 좋아했지만
나이 들어서는 남자친구들에게 더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나 친구들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기 때문에 결국 외톨이가 되기 마련이다.
나이 들면 새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데 이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함께 고민(苦悶)하는 친구가 없다면 누구든 고독(孤獨)한 만년(晩年)을 보낼 각오를 해야 한다.
돈과 건강을 가졌다고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인의 행복의 요소는 돈과 건강이라고 생각하지만
노인에게는 친구가 돈과 건강 못지않은 행복의 요소다.

우리는 지금껏 앞만 보고 달려오느라 출세(出世)하는 법, 돈 버는 법에만 열중(熱中)하고

친구 사귀는 법은 등한시했다.
친구는 배우자(配偶者)와는 또 다른 인생의 반려자(伴侶者)다.

배우자에게 의논(議論)할 수 없는 이야기가 너무나 많은 것이 인생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어려움에 뜨거운 눈물 한 방울 흘려줄 수 있는 참다운 친구가 한명이라도 곁에 있다면,
당신의 노년인생은 성공한 셈이다.

‘괴테’가 그렇게 말했다.
“인생말년에 행복해지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재테크보다 우(友)테크를 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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