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친구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주려고
최근에 제책 한 것을 배낭에 넣어 가지고 갔다.
한창 술자리가 어우러지고... 끝날 무렵
친구들에게 책을 내보였다.
각자 보고싶은 거 한 권씩 골라 가라.
한놈은 아예 들쳐보지도 않고
다른 한놈은 눈이 아파 글자를 읽을 수 없다며 사양한다.
唐詩三百首. 知的口羅를 爲한 口耳之學.
카미노 데 산티아고, 인도 여행기. 그리고
笑峰類說(썰) 등 모두 4권이다.
나는 이미 너희들을 잘 알고 있어.
읽어 봐야 맨날 그게 그 소리.
한문을 섞고, 그림 사진을 넣어봐도 모두가 시큰둥할 게 뻔해.
읽기 귀찮고 어려운 것은 아예 펼쳐보지도 않을 것이고,
여행기는 읽어보기야 하겠지만,
지금 이 나이에 그 먼 산티아고순례길을 어찌 갈 것이며 힘든 인도를 어찌 갈 것인가?
또 구이지학이나 소봉류썰은 보나 마나 구라를 풀은 것일 터인데 굳이 읽을 필요가 있나?
이리 생각할 것이 뻔하다.
그렇더라도
"냄비받침이나 장독뚜껑으로 쓰지는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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