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순례길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일 것이다.
서기 814년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이슬람 군대가 스페인을 정복하고
1492년 아랍인을 완전히 몰아낼 때까지
스페인은 781년 동안 국토회복전쟁(711-1492)을 벌인다.
서기 814년. 아랍 군대와 싸우던 스페인 펠라요 장군이 진을 치고 있던 들판에서
어느 날 밤 별빛이 비추는 곳을 파보았더니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가장 먼저 순교한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었는데
여기에 세워진 성당이 순례길의 종착지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이다.
산티아고는 聖 야고보의 스페인식 이름이니 우리말로 옮기면
'성 야고보의 별이 빛나는 들판' 즉 '별마당'. 영어로 'starfield'가 된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유럽에 무수히 많이 있지만
주로 프랑스의 국경 소도시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해
장장 800km가 넘는 길을 걸어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함으로써
말 그대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그러나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유명한 순례길이 있는데
영국 기독교의 본산 캔터베리에서 출발해 프랑크 왕국을 지나 로마에 이르는
'비아 프란치제나(Via Francigena)',
즉 '프랑스에서 (로마로) 오는 길'이다.
기독교도들에게 가장 중요한 순례성지는
산티아고, 로마, 예루살렘이지만
예수님이 태어나고 못 박히신 기독교의 발생지 예루살렘이 가장 성스러운 곳이다.
그러나 초대 교황인 베드로와 기독교 전파의 최선봉이었던 사도 바울로가 순교하고 묻힌 로마는
예루살렘보다 더욱 많은 기독교도가 찾았는데,
예루살렘은 오스만제국에 속했고 멀었다.
이 순례길도 2004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우리나라 제주도에도 순례길이 아닌 둘레길이 만들어져
약 425km를 걸으려고 매년 백만명 넘게 많은 사람들이 찾고
2024년 9월23일에는 4,500km에 이르는 '코리아둘레길'이 완성되었다.
(해파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 DMZ평화의 길)
걷기는 건강에도 좋고 자기수양에도 보탬이 되지만
절대 걷고 싶지 않은 길도 수두룩하다.
그 길은 정신건강에 나빠 쳐다보기도 싫다.
탄핵길, 거부길, 방탄길, 특검길이 그 길이다.
( 글 이원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