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古佛梅

甘冥堂 2025. 3. 14. 10:09

잠들어 죽은 것 같은 고목나무에서도 새잎은 돋아나고
찬바람 속에 작은 온기라도 한 올 붙들어 매화는 꽃봉오리를  말아낸다.



백양사에는 古佛梅란 이름이 붙은 350년 된  매화나무가 있다.
어느 시인이 이를 보고 시를 지었다.

고불매 300년 피워 올린 향기
겸손도 하시어 새것이요
지쳐  쉴 만도 할 것이나
부끄럼만 망울망울
古佛  찾던 저 나그네
佛梅 아래 부처 떨구네.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나.
이 계절에 다시 매화를 본다.
지난 아픔과 슬픔은 고목을 고목이게 하는 비틀림이지만
그 위에 어김없이 꽃은 새롭게 피어난다.

나무는 부처도 깨달음도 구하지 않는다.
스스로 그러할 뿐이다.
머리도 비우고 마음도  비우고  모두 한 송이 꽃이 된다.
(혜원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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