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 누우면 어깨, 우로 누우면 골반,
바로 누우면 허리가 아파 잠을 못 이루는데
집앞 고목이 밤새 윙윙 우는 것이
나무가 아파서인가 나를 위로함인가?
괴로워 마라. 그려러니 하며 사는게 우리 삶이리라.
사랑 때문에 밤을 지샌다는 말은 있지만
고통 때문에 밤을 지새는 것은 너무 황량하지 아니한가?
누구를 탓하랴, 사는 게 다 그런 것을...
이제 그만. 곡조 슬픈 노래는 이제 그만.
앞으로도 태양이 뜨고 질 날이 얼마나 많이 남았는데
벌써부터 그러면 안 되지.
그려러니 하고 살아야지.
고목과 나누는 밤 / 구무진
좌로 누우면 어깨가 울고
우로 누우면 골반이 저려와
차마 바르게 눕지도 못하는 긴 밤
창밖의 고목은 밤새 윙윙대며
무엇이 그리 서러워 저리 우는가
제 몸의 옹이가 아파 지르는 비명인가
잠 못 드는 나를 향한 낮은 위로인가
사랑에 겨워 지새우는 밤은 꽃답다지만
통증에 마디마디 부서지는 밤은 황량하기 그지없어
누구를 탓할까, 그저 내 몫의 짐인 것을
이제 슬픈 곡조는 바람에 실어 보내자
내일도 뜨거운 태양은 지평선을 넘을 것이고
우리는 다시 그 볕을 우러러야 할 목숨들
아픔도 삶의 무늬라 여기며
그저 '그러려니'
고목의 울음소리에 박자를 맞춰본다
그렇게 또 한 고비, 밤을 건너간다.
필사용으로 다듬어본다.
그러려니, 이 밤도 삶이리라 / 구무진
어깨로 누우면 어깨가 울고
골반으로 누우면 골반이 저려
차마 바르게 눕지도 못하는 긴 밤
창밖의 고목은 윙윙 소리 내어
나의 아픔을 달래주는가
제 속의 옹이를 깎아내고 있는가
사랑에 지샌 밤은 꽃답다지만
고통에 지샌 밤은 황량하여라
하나, 누구를 탓하고 무엇을 원망하랴
슬픈 곡조는 이제 그만 접어두자
내일 다시 태양은 뜨겁게 솟을 것이니
이 또한 살아가는 무늬라 여기며
그저 그러려니,
오늘도 고목과 함께 밤을 건너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