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이야기가 제일 먼저다.
올 여름 같은 더위가 또 있을까? 아마 내년에도, 또 그 다음 해에도 계속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어차피 기후 온난화로 기상 이변이 계속되니, 어쩔 수 없다. 우리 인간의 업보이니 도리없이 짊어지고 가야 한다.
기후정의의 입장에서도 우리는 할말이 별로 없다.
이런 기후에 적응하다 보면 언젠가는 익숙해 지겠지. 뭐 어쩌겠나. 방법이 없는 걸.
아파트 관리실에서 시도 때도 없이 "전기 사용 좀 삼가해 주십시오 "라고 방송 한다. 그럴 때마다 TV도 끄고 컴퓨터도 중단하고,
켜 있는 전기불도 모두 꺼 버린다. 마누라가 "혼자 애국자" 운운하며 못마땅해 한다.
에어컨이나 끄라는 게지, 전등을 다 끄면 어떻해?
그러나 계절앞에서는 그 맹위를 떨치던 더위도 어쩔 수 없나보다. 오늘은 사뭇 주춤하다. 말복이자 처서(8월7일)가 지나자,
뜨거운 햇볕 속에서도 가을의 기미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아직은 아니겠지만...매미소리 더욱 높게 들리고...
여름을 잘 보내야 가을, 겨울이 편안하다. 여름에 더위 먹고 허기 지고, 힘들게 노동하여 땀을 많이 흘리면, 곧 몸이 虛해지기 마련이다.
땀으로 우리 몸의 진액이 배출되는 것이다.
진액이란 몸속의 영양분이 피와 진액으로 나뉘어 생기는 물질이다. 중요한 생체 윤활유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액이 소모되는 것은 피가 소모되는 것이고, 땀을 많이 흘린다는 것은 진액이 고갈되는 것이니, 바로 피가 소진 되는 것이다.
거칠게 정리하면 땀이란 곧 피와 같다고 할 수 있다. 흔히 피땀으로 얼룩진.. 하는 말이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땀이 적당히 날 정도의 운동이나 몸의 활동은 건강에 이로울 수도 있으나, 지나친 것은 조심해야 한다.
땀을 많아 흘려 기진해 졌을 때에는 반드시 무엇인가로 보충을 해 주어야 한다.
한 여름철에 보양식을 먹는 것도 선조들의 지혜다. 무조건 "개고기는 안돼"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여름철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주로 먹는다. 비록 여름철 뿐아니라 평소에도 삼계탕을 많이 먹는 편이다.
인삼. 대추, 밤, 엄나무에 찹쌀 한줌 넣고 푹 끓이면 영양학적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보양식이 된다.
특히 술 마신 다음날, 닭 죽처럼 좋은 게 없다. 속 쓰릴 때 닭죽 한 그릇이면 그만 속이 훈훈해 지고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다.
닭 죽을 먹으려면 당연히 닭을 삶아야 한다.
우리 식구들 중 아무도 삶은 닭을 먹는 사람이 없다. 물에 빠진 닭이라고 아무도 안 먹는다. 고스란이 내 몫이다.
그러나 그 좋아 하던 닭도 이젠 삼가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매형이 "닭 너무 많이 먹지 말게, 風이 오면 어쩌려고". 하는 말을 듣고, 좀 뜨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닭 대신 다른 것을 먹으려고 한다. 그 代用이 오리다.
오리는 중성의 식품이니 오히려 닭보다 좋지 않겠나 싶은 생각이다.
그러나 대형 마트에서 파는 오리는 대부분 훈제한 것이거나, 구이용이다. 백숙용으로 통째로 파는 것은 없다.
재래시장에나 가야 살 수 있다. 일반인들이 아직은 오리에 대한 인식이 별로인 것 같다.
하여간 오리를 한 마리 사 왔다. 마누라는 요리만 해 주지 먹는 근처에는 안 온다. 보신탕 냄새가 나서 싫단다.
닭 삶듯이 푹 삶는다. 한 시간 이상 푹 고아야 한다.
그러나 너무 크다. 혼자 먹기에는 무리다. 여기 저기 친구들을 부른다. 이놈들이 오늘 따라 한 놈도 오려 하지 않는다.
모두 더위를 먹은게 틀림없다. 투덜대며 혼자 먹어야 했다.
혼자 먹으려니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고, 그러나 몸 보신은 해야겠고...고역을 치루었다.
이러 저러한 일로 휴가도 못 가고 방 속에 콕 박혀 있다.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더구나 밤잠도 설치면서.
생각 한다.
아, 그거, 멍멍이 하나. 그대로 까서...시원한 개울가에 앉아 고스톱 한 판 때리면서... 그냥 죽이는데... 아, 씨바..
야만인 따로 없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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