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그리고 올림픽 축구
인터넷이 안 되니 모든 게 답답하다.
강원도 산속에 들어와 있으니 뭐 어쩔 수 없다.
아들의 스마트폰을 빌려 잠시 인터넷에 연결해보니, 과연 편리하다. 이런 산속에서도 살 수는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문명의 이기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새벽녘에 올림픽 축구팀이 동메달을 땄다는 소식이 있어 참으로 대단하다 생각했으나. 직전 뉴스에서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다는 소식이 단연 톱 뉴스였다.
당연한 일을 가지고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 다소 찜찜하기도 하다.
내 나라 땅을 내 나라 원수가 찾는데 무슨 말들이 그리 많은가? 일본의 입장에서야 뭐 민감할 수도 있겠으나,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명분이나 실리가 있을 것이니. 너무 그들의 반응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은 없다.
우리가 그들의 영토인 대마도를 우리 땅이라고 우긴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는가?
마침 올림픽 축구에서 일본을 누르고 사상 처음 메달을 차지했다는 게 대단하기만 하다.
기울어져 가는 나라, 일본의 입장에서 볼 때에는 이런 일련의 사태가 자존심을 건드리는 사안이 될 수도 있겠다. 욱일승천하던 일본이, 2차 대전의 패배를 딛고, 한국전이라는 하늘이 준 기회를 잘 이용하여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던 일본이, 이제 그 융성함이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 대단한 나라가, 영토문제로 러시아에게 당하고, 중국과 마찰을 빗어 일방적으로 뒤로 물러서고, 우리나라와 분쟁을 일으키려하고 있던 중에 졸지에 한방 당한 것이다. 다른 나라 사정이야 우리가 알 바 없지만, 우리나라 독도를 자기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역사적으로 봐도 그렇고 근세사를 봐도 우리의 영토임이 분명한 독도를 거의 어거지를 부려 자기들의 영토라고 우기는 것을 보면, 동쪽에서 뺨 맞고 서쪽에서 화풀이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국가 간의 협정이나 조약 등 대 내외적으로 이미 공표되고 사실화 된 사안이라 할지라도, 순간에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자국의 국가 이익에 조금이라도 손해가 된다하면 가차 없이 헌신짝 같이 내 던지는 것이 국제관계이다. 가까운 예로 중동의 사태가 바로 그런 일례가 아닌가?
팔레스타인지역에 아랍 국가를 만들어 준다고 약속한 영국은, 이후 유대인에게도 팔레스타인 內에 민족국가 창설을 약속해 주었다. 이에 더하여 영국과 프랑스는 이 지역을 각각 분할 통치할 것을 비밀리에 협정하였다. 이중, 삼중의 비밀조약으로 말미암은 강대국의 비도덕적 음모가 오늘날 중동 분쟁의 불씨가 된 것이다. 1947년 미국은 강력한 힘으로 유엔을 조정하여 유대인을 우선하는 팔레스타인 분할 안을 통과시킴으로서 아랍인들의 반영감정을 반미감정으로 바뀌게 만들었다. 근본적인 원인 제공을 한 이들이 적반하장 격으로 중동을 침략하고 간섭하여 완전 쑥대밭을 만들고야 말았다. 말기적인 테러의 원인은 바로 서유럽의 프랑스, 영국, 그리고 미국의 원인 제공에 의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제국주의적 침략근성과 석유 자원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의 독도 문제도 해방 후 미국의 어정쩡한 태도에 기인한다.
책상머리에 앉아 분도기와 잣대 하나로 구획을 지어버린 그들의 무지와 한국인에 대한 모멸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나서 동해를 일본해라고 우기는 일본 편에 서서 암묵적으로 그들을 후원하고 있는 것이다. 독도 문제도 틀림없이 미국의 어떤 암묵적 지지하에 자기들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누가 우리의 맹방인가? 미국인가? 일본인가? 아니면 중국인가?
아무도 우리와 우호적인 나라는 없다. 겉으로만 그런 척 하고 있을 뿐이다. 저들의 제국주의적 망상이 과연 사라졌다고 보는가?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조금은 순진한 것 같다. 미국이 우리의 안보를 책임져 준다고?
과연 그럴까? 대답은 절대 아니다. 그들은 그들의 국가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도와주지 않는다. 도와주기는커녕 적들과 야합하여 우리의 등을 칠지도 모른다. 틀림없이 그리할 것이다.
대통령이 한 일은 잘한 것이다. 주권이 있는 나라에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다. 이걸 가지고 정치적으로 다른 해석을 한다는 것은 소아병적인 생각이다.
오늘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이 나라가 아직은 죽지 않았구나. 아직은 기백이 있는 나라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매우 흐뭇했다.
단 한 치의 영토도 다른 나라에서 넘보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앞으로 독도뿐만 아니라, 이어도, 백두산, 간도 문제도 중국과 한바탕 격전을 벌여야할 것만 같다. 일본이던 중국이던, 아니면 중간에서 어부지리를 탐하는 어떤 나라던. 우리는 단호하게 대처해야한다. 비록 싸우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굳건하게 영토를 수호해야하는 것이다.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올림픽 대표 팀이 일본을 격파하고 거둔 승리가, 우리에게 자존심과 결의를 보여준 좋은 사례가 된 것이다.
(2012.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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