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 100g에 2,200원이었던 삼겹살 가격은 이달 들어서는 1,850원까지 떨어졌고 할인 판매로 1,600 원 선에 팔리는 곳도 있습니다. 불황으로 소비는 줄어드는데 돼지 사육 두수는 구제역 발생 이전으로 회복됐기 때문입니다.
대신 상추값은 폭염으로 인하여 가격이 올라,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8.18. 뉴스에 그렇게 나왔습니다.
여름 돼지고기는 잘 먹어야 본전이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상하기 쉽고, 보관하기도 어려워 한여름 음식으로는 별로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옛날 분들은 돼지고기를 매운 고추장에 버무렸다가 드셨습니다. 선조들의 지혜입니다.
우리 고향의 농협 마트에서는 돼지고기 한 근에 1,900원입니다. 위에서 말한 삼겹살 한 근 값이면 우리동네에서는 여섯 근을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부위가 좀 다르지요. 뒷다리살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삼겹살이나 뒷다리살이나 중국말로 "差不多" 아닙니까? 그게 그거지 뭔 차이가 있느냐. 그런 뜻입니다.
그 뒷다리살을 뜸뿍 자르면 한 10근 정도 됩니다. 그것을 살덩어리만 있는 부위는 잘라내어 간장 양념하고, 비계가 붙어 있는 쪽은 오겹살로 구워 먹고, 또는 얇게 저며 갖은 양념하여 불고기를 만든다던가. 아니면 보쌈용으로 삶아 수육으로 먹습니다. 손님 열 명이 오셔도 충분합니다. 단돈 2만원으로 손님 상을 보다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맛이요? 우리가 맛 전문가도 아니고, 미식가도 아니니 맛 또한 거기서 거기입니다. "差不多" 챠뿌뚜어 입니다.
요즘 개발한 불황기의 돼지고기 요리 방법입니다.
상추가 그렇게 비싸다구요? 그 대용으로 부추나 파, 깻잎을 드시면 되는 것입니다.
상추나 깻닢이나, 상추나 부추나 그 또한 "差不多"입니다.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를 때는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안 사먹으면 됩니다. 수요가 없으니 물가가 오를 일이 없습니다.
좀 억지입니다마는, 간단히 해결됩니다. 양파, 마늘, 고추 등 다른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거 안 먹는다고 우리몸에 영양이 결핍된다던가, 입맛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는 것입니다.
있을 땐 먹고, 없으면 안 먹는다. 아주 간단한 것입니다.
대체하기가 곤란한 쌀을 제외하고는 먹는 물가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제철에 나는 값싸고 싱싱한 채소 과일을 드시면 됩니다. 제철에 흔한 것이 우리 몸에 제일 좋은 것입니다. 조물주가 우리 인간을 불쌍히 여기시어 그렇게 조화를 부린 것입니다.
문제는 가뭄이나 이상기온으로 인하여 제철에 나야 하는 먹거리가 논 밭에서 아예 생산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참으로 난감합니다.
제철에 나서 흔해져야 하는 게 자연의 이치인데. 기후변화로 그게 제대로 순환되지 않으니 걱정인 것입니다. 무조건 수입 할 수도 없고....
금년에도 이상고온에 가뭄에, 또 폭우에 농산물 가격이 요동을 칠 것 같습니다. 소위 말하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경고가 세계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2008년도와 같은 세계적 식량부족 사태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같이 농산물에 대한 자급율이 낮은 나라에서는 걱정이 되는 것입니다. 이럴 때에 먹거리에 대한 작은 지혜가 생활에 다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
애그플레이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