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한 순간이 0.1초쯤 지나면 온몸이 자지러질 것 같은 날카로운 통증이 이어진다.
"앗, 따거" 에서 "아야!, 악."소리가 절로 난다.
그 고통을 5분 정도 참고 기다린다. 쿡쿡 쑤시기도 하고, 저려 오기도 한다. 두어 시간쯤 지나야 벌겋게 붓기 시작하며,
부은 자리가 푹푹 쑤시기 시작한다.
"이런,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저절로 입에서 이런 한심스런 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뭔 소리?
벌침 맞는 순간의 얘기다.
요즈음 계속 벌침을 자침하고 있다. 평소에 뜸 뜨고 자침하는 자리에 맞는다.
-이건 절대로, 함부로 따라 하면 안된다. 10여년을 침구 봉사를 하고 있는 나도, 머뭇거려지는 바가 있는데 하물며 초보자들에게는
매우 위험한 것이다.- 겁(?)부터 주고 얘기를 해야한다.
책이나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벌침이 거의 만병통치와 같은 효과를 본다는 얘기뿐이다.
개선 안 되는 것이 없고, 못 고치는 병이 없다.
어떤 싸이트에서는 과장광고 같은 맹랑한 소리를 직접 체험한 양 도배를 하기도 한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무책임한 주장들이다.
심지어 벌침을 이용하여 성기 보형을 한다는 지나친 주장도 있으며, 버젓이 자기의 성형된 성기를 사진 찍어 공개하는 만용도 부린다.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도 그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고 보면 딱하기만 하다. 묘하게도 성적 자존심의 밑바닥을 긇어 놓는 것이다.
저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알텐데...
過猶不及이라 했다. 지나침은 모자란 것만 못하다고 하여 지나친 것을 조심하라 했다.
꼭 필요한 사람을 제외하고 그 아픈 벌침을 왜 맞는단 말인가?
어깨가 결린다던가. 허리가, 혹은 무릎이 아프다던가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능한 한 벌침 수를 줄여야 하는 것이다.
110군데를 맞았다는 무용담 같은 수기도 있던데, 그건 뭐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나 역시 아픈 곳도 별로 없으면서 내 몸에 스스로 벌침을 맞는다. 사실 누구를 탓할 자격도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나치게는 하지 않는다.
정해진 곳을 2~3일에 한 두방씩 맞는다. 곡지,중완, 족삼리, 삼음교, 천추, 음곡, 기해, 관원 등등을 한번 씩 돌아가며 맞는다.
그리고는 자세히 내 몸 상태를 점검해 본다. 무슨 변화가 있나하고. 아직까지 아무 변화도 없다.
섣부른 변화를 기대하지도 않는다. 하루 이틀이 아니라, 3달, 혹은 1년여를 두고 서서히 변화를 보는 것이다.
엄지 손가락에 주부 습진 같은 것이 있어 허물이 자꾸 벗겨지고, 지저분하였다.
며칠전 벌을 잡다가 그만 엄지 손톱 바로 밑, 십선 자리에 한방 쏘였다. 엄청 따가웠고 이어서 팅팅부어 올랐다.
말초신경을 건드렸으니 얼마나 아프겠는가? 이,삼일 푹푹 쑤시더니 가라 앉았다.
그러나 그 결과가 놀라웠다. 주부습진이 싹 없어지고 발그므리하게 새살이 돋는 것이었다.
이런류의 것은 우연찮은 망외소득인 것이다. 발바닥 무좀에도 한번 시도해 볼까 생각 중이다.
초보자의 일천한 경험이다.
경험자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매도한 느낌이 있지만, 모두 같이 잘 되자는 의미이니 이해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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