祭女挐女文 딸 韓挐 제문
維年月日 阿爹阿八 使汝妳以清酒時果庶羞之奠 祭于第四小娘子挐子之靈 모년 모월 모일에, 아빠와 엄마는 너의 유모에게 맑은 술, 제철의 과일, 여러 맛있는 제수를 마련토록 하여, 넷째 딸인 한나의 영전에 제사지내노라.
嗚呼
오호라.
昔汝疾極 值吾南逐 蒼黄分散 使女驚憂 지난 날 네가 병이 심했을 때 나는 남쪽으로 쫓겨나게 되었다. 황급한 중에 헤어지게 되어 너를 놀래키고 걱정시켰다.
我視汝顔 心知死隔 汝視我面 悲不能啼 나는 네 얼굴을 보면서, 너와 죽음으로 갈라지게 될 것을 마음으로 알았고, 너는 내 얼굴을 보면서, 슬픔으로 차마 울지도 못하였다.
我既南行 家亦隨譴 扶汝上輿 走朝至暮 내가 남쪽으로 간 뒤 우리 집안도 견책을 받아 쫓겨나게 되었기에, 너를 부축해 수레에 싣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달렸다.
天雪冰寒 傷汝羸肌 撼頓險阻 不得少息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어름을 얼리는 추위가 너의 파리한 몸을 상하게 하였고, 험한 곳에서 요동쳐서 너를 잠시도 쉬지 못하게 하였다.
不能食飲 又使渇飢 死于窮山 實非其命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였으며 또 너를 목마르고 배고프게 하여, 외진 산에서 죽게 하였으니 진실로 그것은 네 운명이 아니었다.
不免水火 父母之罪 使汝至此 豈不縁我 수재와 화재를 피하지 못한 것은 부모의 죄인데, 너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것이 어찌 나 때문이 아니겠느냐.
草葬路隅 棺非其棺 既瘞遂行 誰守誰瞻 길 가장자리에 풀로 덮어 매장하니 관도 제대로 된 것은 아니었다. 너를 묻고 나서 마침내 떠나버렸으니 누가 너를 보호하고 누가 너를 봐주었겠느냐.
魂單骨寒 無所託依 人誰不死 於汝即寃 혼백도 혼자였고 뼈도 시려 의탁할 곳도 없었겠구나. 사람들 중에 누군들 죽지 않으랴만 너에게는 정녕 억울하였으리라.
我歸自南 乃臨哭汝 汝目汝面 在吾眼傍 汝心汝意 宛宛可忘 나는 남쪽에서 돌아오자마자 곧 너에게 가서 곡하였다. 네 눈과 네 얼굴이 내 눈에는 남아 있고, 네 마음과 네 뜻은 선명하니 어찌 잊을 수 있겠느냐.
逢嵗之吉 致汝先墓 無驚無恐 安以即路. 좋은 시기를 만나 너를 선산으로 옮기니, 놀래지도 말고 두려워도 말며 편안히 길을 떠나거라.
飲食芳甘 棺輿華好 歸于其丘 萬古是保. 음식은 향기롭고 달며, 관과 수레는 예쁘고 좋구나. 선산 언덕으로 돌아가거든 만고에 편안하리라.
尚饗 부디 흠향하거라.
가슴아프다.
부모가 어린딸을 묻고, 가슴에 묻고 떠나는 마음이 너무 절절하다.
이 글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자는 진정한 부모가 아니다.
李密의 陳情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효자가 아니며,
諸葛亮의 出師表를 읽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자는 충신이 아니다 라는 말이 있다.
정말로 그러하다.
'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遣興 그리고 秋懷詩 / 韓愈 (0) | 2013.06.25 |
---|---|
左遷至藍關示姪孫湘 / 韓愈 (0) | 2013.06.23 |
後庭花 (0) | 2013.05.19 |
寄贈薛濤 - 元稹이 薛濤에게 화답하다. (0) | 2013.03.14 |
勸學 - 符讀書城南 / 韓愈 (0) | 2013.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