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賈島와 推敲(퇴고)

甘冥堂 2013. 6. 27. 15:00

퇴고(推敲)란 창작을 완성하기 직전의 작업 단계이다. 퇴고란 작품의 종결 부분을 쓰고 난 뒤에 그 글들을 검토하는 과정이다.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고,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며, 더 적절한 어휘로 바꾸는 작업이다.

퇴고를 거칠 때 창작 작업은 완료된다.

 

推敲
島赴擧至京, 騎驢賦詩, 得[僧推月下門]之句.
欲改推作敲. 引手作推敲之勢, 未決. 不覺衝大尹韓愈.
乃具言. 愈曰..[敲字佳矣.] 遂  論詩. (唐詩紀事)

 

퇴고(推敲)란 말은 당나라의 시인 가도(賈島)의 고사(故事)에서 유래되었다.

가도가 서울로 과거보러 나귀를 타고 가다 "조숙지변수 승퇴월하문(鳥宿池邊樹僧推月下門: 새는 연못 가 나무에 자고 중은 달 아래 문을 민다)"라는 시 한 수가 떠올랐다. 이 때 가도는 '문을 민다'라고 할지, 두드린다[]고 할 지 손을 내저으며 써 보다가 불식간에 한유(韓愈)의 행차와 충돌하였다.

한유 앞으로 끌려간 가도가 사실대로 이야기하자 한유는 노여운 기색도 없이 한참 생각하더니

"역시 민다는 퇴()보다는 두드린다는 고()가 좋겠군." 하며 가도와 행차를 나란히 하였다고 한다.

현대 글쓰기에서 '퇴고'란 자신이 쓴 글을 점검하며, 빠진 내용을 첨가하고 잘못된 단락이나 문장, 어휘를 삭제 대체 재배열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題李凝幽居  / 賈島

 

閑居隣竝少           한가로이 머무는데 이웃도 없으니,

草徑入荒園           풀숲 오솔길은 적막한 정원으로 드는구나.

鳥宿池邊樹           새는 연못가 나무에서 자고,

僧敲(推)月下門     스님은 달아래 문을 두르린다(민다).

 

過橋分野色          다리를 건너니 들판의 색도 나뉘고,

移石動雲根          돌을 던지니 물속 구름이 움직인다.

暫去還來此          잠시 떠났다가 다시 이곳에 왔으니,

幽期不負言          은거의 약속 어기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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