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淸磵亭 晝睡 / 許筠

甘冥堂 2015. 3. 2. 12:23

淸磵亭晝睡 / 蛟山 許筠

 

楓岳曇無竭   (풍악담무갈)     금강산 담무갈과

金門老歲星   (금문노세성)     궁궐 높은 신하

相逢雖恨晩   (상봉수한만)     서로 만남이 비록 한스러이 늦었지만

交契自忘形   (교계자망형)     서로의 행색을 잊고 사귀었네.

暫別綠塵累   (잠별녹진루)     세상일 매인 몸이니 잠시 헤여져

幽期屬暮齡   (유기속모령)     늙어서 호젓하게 만나길 기약한다.

高亭殘午夢   (고정잔오몽)     높은 정자에 낮잠 덜 깼는데

天外萬峯靑  (천외만봉청)     하늘 끝 일만봉만 푸르구나.

 

 

曇無竭(담무갈): Dharmodgata 담마울가타(曇摩鬱伽陀)라 음역. 법성(法盛)법용(法勇)법상(法上)법기(法起)라 번역.

보살 이름중향성(衆香城)의 주가 되어 항상 반야바라밀다경(般若波羅蜜多經)을 설하니, 상제(常啼)보살이 와서 반야(般若)

들었다 한다.

 

1603년 가을 허균1569~1618)이 조정에서 쫓겨나 금강산을 두루 구경하고 외가가 있는 강릉으로 향하던 중

고성 청간정에서 낮잠을 잤다. 꿈속에서 금강산 산신령 담무갈 보살을 만난 그는 대뜸 "나는 임금을 모시던 높은 신하다"며

친구하자며 손을 내밀어 담무갈 보살과 즐겁게 노닐었다.

세상에 매인 몸이라 산을 내려가며 이 다음에 늙어서 다시 만나자 기약하고 하직 인사를 했다.

꿈에서 깬 그의 눈 앞에 금강산 일만이천봉 푸른 산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명산을 두루 다닌 그는 이곳을 떠나기 싫었던 것 같다.

꿈속일 망정 신선과 노니며 명산대첩을 즐기는 것이 자유분망하다.

 

 

청간정을 읅은 또 다른 시가 있다.

 

淸澗亭   /  澤堂 李植

 

天敎滄海無潮汐      하늘은 넓은 바다에 밀물과 썰물의 차를 없애

亭似方舟在渚涯      조각배를 닮은 정자는 모래톱 위에 서있다.

紅旭欲昇先射牖      붉은 해는 떠오르기에 앞서 남쪽 창을 비추고

碧波纔動已吹衣      푸른 물결 일렁이자 옷자락 벌써 나부낀다.

童男樓艓遭風引      젊은총각 탄 작은 배 바람을 탄다 해도

王母蟠桃着子遲      서왕모의 선도복숭아는 그대 손에 닿기에 늦었다.

怊悵仙蹤不可接      슬프다 신선의 자취 만날 수 없는데

倚闌空望白鷗飛      난간에 기대어 갈매기 나는 것만 부질없이 바라본다.

 

澤堂 李植(1584-1647)은 문장이 뛰어나 신흠(申欽),이정구(李廷龜),장유(張維)와 함께 漢文四大家로 꼽히고 있으며

그의 門下에서는 많은 문인과 학자가 배출되었다.

 

 

청간정(靑澗亭)은 고성군 토성면 청간리이 있는 정자이다. 1971년 12월 16일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2호로 지정되었다.

창건연대나 창건자는 미상이다. 만경청파가 넘실거리는 기암절벽 위에 팔각지붕의 중층누정으로 아담하게 세워져 있다.

관동팔경 중 수일경으로 손꼽힌다.

 

조선중종 15년(1502)에 간성군수 최청이 중수한 기록으로 보아 정자의 건립은 그 이전으로 추측된다.

1884년 갑신정변에 소실되었다가 1928년 재건하였고, 1980년 정자를 완전 해체 복원하였다.

청간정의 현판은 이조 현종 때 우암 송시열이 좌상으로 재직시 이곳에 들러 친필로 썼고,

그 후 1953년 고 이승만 대통령이 친필로 쓴 현판이 현재까지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