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題詩後 / 賈島

甘冥堂 2015. 11. 14. 17:55

 

題詩後   /   賈島

 

                                      시를 지은 뒤-가도(賈島)

 

二句三年得 (이구삼년득) :    두 구절을 삼 년 만에 얻으니

一吟雙淚流 (일음쌍누류) :    한번 읊음에 두 줄기 눈물 흐른다.

知音如不賞 (지음여부상) :    친구들이 감상하지 않는 듯

歸臥高山秋( 귀와고산추) :    돌아와 누우니 가을 산은 높아라.

 

 

 

당 나라 때의 시인.

賈島(가도)라 하면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

推敲(퇴고)라는 단어다.

 

가도가 서울로 과거보러 나귀를 타고 가다

"조숙지변수 승퇴월하문(鳥宿池邊樹僧推月下門: 새는 연못 가 나무에 자고 중은 달 아래 문을 민다)"라는 시 한 수가 떠올랐다.

이 때 가도는 '문을 민다[推]'라고 할지, 두드린다[]'고 할 지 손을 내저으며 써 보다가 불식간에 한유(韓愈)의 행차와 충돌하였다.

 

한유는 당시 지금의 서울시장 정도의 고관이었으며, 그 행차와 부딪친 것은 큰 실수가 아닐 수 없었다.

당시에는 목숨이 날아갈 사건이었지만,

한유는 그의 얘기를 듣고서는 推(퇴) 보다는 敲(고)로 하는 게 낫겠다 하며 가도와 함께 수레를 나란히 하였다.

지금에도 퇴고란 자신이 쓴 글을 점검하며, 빠진 내용을 첨가하고 잘못된 단락이나 문장, 어휘를 삭제 대체 재배열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그러한 가도가 싯구 두 구절을 얻는데 삼 년이 걸렸다하니 대강 짐작이 간다.

그 시를 완성하고나서 얼마나 감격했으면 눈물까지 흘렸겠나?

그런들 무엇하리.

친구들에게 보여 주어도 시큰둥한 반응이니...

속상한 마음 안고 돌아와

누워서 창밖을 바라보니 가을 산은 높기만 하다.

그 하늘은 언제나 의연한데 사람들의 인심은 항상 오락가락 하는 것을 새삼 느낀 것인가. 

 

시를 지은 뒤의 마음을 잘 표현하였다.

시란 감정의 자발적 분출이라고는 하지만, 어떤 이에게는 목숨을 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가도는 아마 이 시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었나 보다.

그러나 시인의 마음과 감상하는 이의 느낌이 똑 같을 수는 없는 법.

독자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그만 맥이 빠져 버리는 시인의 마음을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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