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일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甘冥堂 2015. 11. 15. 16:58

 

전국이 가물어 난리인데, 요즘은 심심치않게 가을 비가 내려 대지를 적셔줍니다.

고맙기 이를 데 없습니다.

 

지난밤 비에 은행잎이 떨어져 소복히 쌓여있습니다.

 

김장을 하려고 배추를 따는데 계속 비가 내립니다. 다음날로 미룰까 하다가 이왕 젖은 몸 오늘 마무리 짓자.

빗속에서 배추를 따고, 현장에서 절이고. 그리고 다음날 씻어서 집으로 가지고 와서, 오늘 김장을 담갔습니다.

꼬박 3일이 걸리는 군요.

 

오늘 김장 담그는 것을 끝으로 금년 겨울준비는 모두 끝냈습니다.

쌀도 서너 가마 사 놓았고, 김장도 담그고 하였으니 이제 방 따스하게 해 놓고 편히 쉬기만 하면 됩니다.

 

                

 

三餘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평생을 살면서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워야 합니다.

이를 三餘라고 합니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겨우내 지낼 것을 모두 마련해 놓았으니, 이도 삼여의 하나인 셈입니다.

다만 마음의 여유가 부족할 따름이지요.

 

이맘 때면 항상 생각 나는 것.

이 겨울을 따뜻한 곳에 가서 두어 달 지내다 올까?

그러나 조건이 내게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집안 행사도 있고, 더구나 민속명절인 설날도 있으니 마음놓고 여행이나 다닐 형편이 안 됩니다.

모든 걸 제쳐놓고 나갈 수야 있겠지만, 그럴 수만은 없지요.

괜히 예약 버튼을 누르려다 망설 망설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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