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가 잘한 것인 양,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 왔습니다.
초고추장이 있는 것을 보면, 생선회가 있을 것이고,
각종 육해공 육류가 오르겠지요.
여기에 케익,야채, 과일, 국, 찌개류...등이 오르면,
한 상으로는 부족할 것 같군요. ㅎ
그러나
그게 무슨 소용이 있나요?
마누라가 며칠간 김장에 신경을 쓰더니
눈동자가 출혈되어 토끼 눈 같이 빨갛게 되었습니다.
병원에 가 보라고 몇 번이나 일렀어도 고집을 부리고 안 가더니,
점심 때 쯤 슬그머니 나갑니다.
저녁무렵 모임에 나가는 길목에서
약봉지를 비닐 봉지에 싸 들고 오는 집 사람을 만났습니다.
집안이 아닌 거리에서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그러나,
그 모습.
이제는 할머니 티가 완연합니다.
"어이구, 우리 마누라도 이젠 할머니 다 됐네."
안스러운 생각이 듭니다.
마누라도 내 모습을 아래 위로 힐끗 힐끗 살펴 봅니다.
아무렇게나 입은 오래된 점퍼에 검정 바지, 그리고 운동화에 배낭을 짊어진 모습.
허연 머리에 검버섯 핀 얼굴이며.....
어쩌면 마누라도 내 모습을 보며
"어머, 저 인간도 이젠 완전 늙은이네." 했겠지요?
반가워하던 미소가 쥐 씹은 듯 변합니다.
나이 들면 키도 쪼그라드는 지.
옛날 결혼식장에서는 그 흔한 하이힐도 신지 않고,
더구나 기념 사진을 찍을 때는 일부러 내 키에 맞추느라
무릎을 구부렸었는데.
오늘, 약봉지를 들고 오는 마누라의 모습은
왜 그리 작아 보이는 지....
"일찍 들어와요."
"알았오."
그러나
그날도 술에 취해, 늦은 밤길을
휘여 휘여 귀가합니다.
'꽃 같던 이 내 청춘 절로 절로 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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