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을은 유난히 비가 자주 내립니다.
엘리뇨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게 뭔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 변형된 하늘의 뜻이겠지요.
프라타나스는 우리에게 꽤나 익숙한 가로수지요.
그러나 지금은 자세히 보아야 겨우 눈에 띌 정도로 드문드문합니다.
운현궁 돌담길을 따라 낙원상가 쪽으로 프라타나스 가로수가 예전 그대로 서 있습니다.
예전에는 유행가로도 불려졌었는데...
낙엽하면 은행잎의 노오란 아름다움만 떠 오르나
프라타나스의 이렇게 큰 낙옆도 있습니다.
이파리 하나가 이렇게 크다니...
주위의 은행잎이 무색합니다.
일본에서는
퇴직하여 밥이나 축내는 은퇴자들을 '젖은 낙엽'이라고 구박한다지요?
갓 피어나는 새싹과 비할 수는 없겠지만,
또 그냥 낙엽 정도의 낭만도 아니고, 짓밟혀 뭉게지는 젖은 낙엽이라니.
일본녀들 너무 심한 것 아닌가요?
하기야 우리나라 여성들의 심히 몰상식한,
'한남충' -한국 남자는 벌레 라는 치욕보다 낫기는 하겠네요.
그나저나
쓰레기 치우시는 아저씨들이 이 젖은 낙엽을 치우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사람이고(특히 남자는) 낙엽이고 간에, 비에 젖으면 전혀 쓸데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비 내리는 공원길.
이렇게 한적한 길을 걸으면 마음이 차분해 집니다.
여기에 술이나 한 잔 걸치면 분위기가 다소 고조되기도 하지요.
쓸쓸하니, 우울하니 하는 감정들도 사실은 좀 웃기는 단어입니다.
이 험한 세상에 그게 무슨 감정의 사치입니까?
먹고살기도 바쁜 세상에...
하기야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보다야 사람 냄새가 나긴 납니다마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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