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창조는 편집이다

甘冥堂 2016. 4. 20. 08:27

창조는 편집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 저기에서 입맛에 맞는 글들을 모아 편집하여 자기의 의견을 덧붙여 마치 자기 글인양 발표해 버린다. 

융합이라는 말도 이와 썩 다르지 않다. 이것 저것 골라 모아 그들의 장단점을 분석하여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융합이요 새로운 창조물이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

어린아이가 말을 배우는 것도 엄마의 입술 모양 등을 수없이 보고 반복 연습한 결과물이다.

세상의 명문이나 명화들도 마찬가지다. 없던 것을 창조한 작품이라는 게 있을 수 없다.

그 옛날 누군가가 한번쯤 써 봤던 글이나 그림에 자신의 의견을 조금 보탠 것에 지나지 않는다.

피카소도 세잔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를 모방이라는 등 남의 것을 베꼈다는 이유로 비난할 수는 없다.

 

편집이란 무엇인가?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일정한 계획 아래 여러 가지 재료 모아 엮어서 이나 신문, 잡지 따위 만드는 .

또는 영화 필름이나 녹음테이프 따위 엮어서 하나 작품으로 만드는 .

신문, 잡지, 서적 제작 과정에서는 원고 정리, 제목 작성, 지면 구성 따위 말하며,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서는 녹화 촬영한 필름 잘라 내어 재구성하는 따위 말한다.


그럴듯한 편집. 이것이 창조다.

딱부러지게 창조라 내세울 수는 없는, 창조의 아류라고 하는 게 옳겠지만

세상은 단순하다. 그냥 창조라고 해 버린다.


김정운교수가 말했다. 창조는 우리가 보거나 들은 것들 중 새롭게 편집한 것이다.

'자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자기 것'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작품을 감상하면서 누구의 작품이랑 비슷하다, 내 취향이랑 맞지 않는다고 폄하할 필요는 없다.

물론 모든 예술품은 감상자의 몫이기는 하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얼마나 <행복감>을 느꼈을까? 이런 관점에서 보면 좋을 것이다.


글을 쓰는사람은 글을 쓸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

글은 아무나 쓰는 것은 아니라고들 하는데, 사실 글은 재주로만 쓰는 게 아니다.

아무 쓸데 없는 것을 수백 페이지씩 써서 책을 내기도 하는데, 그게 글재주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以文爲戱라고 혼자만의 즐거움이 때론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행복감. 바로 그 때문이다.



모방과 창조의 경계는 어디일까?

다소 심한 비유가 되겠지만 소위 교도소 담장 위를 걸어가는 경계인의 줄타기 쯤에 비유할 수도 있겠다.

경계가 애매하기 때문이다. 현실적 문제는  바로 저작권에 저촉되느냐 여부다.

별 볼일 없는 작품이라면 별 문제는 없다. 왜냐면 말 그대로 별 볼일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돈이 좀 된다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멀리 그 분위기만 차용했어도 바로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편집도 마냥 쉬운 것이 아니다.

따옴표와 각주 미주를 거미줄처럼 얽어놔도 안심할 수 없다.


하다못해 '낯설게 하기'라도 해야 한다.

세상에 쉬운 창조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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