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개미 허리

甘冥堂 2016. 4. 23. 07:25

개미허리

허리가 끊어질듯 가늘고 날씬하다.

어여쁜 여인의 몸매를 흔히 개미허리에 빗댄다.

중국의 어느 황제가 날씬한 여인을 좋아하였다.

하여 한 여인을 얻어, 그녀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즐거워했다.

여인이 얼마나 가볍고 날씬했으면 손 안에 넣을 수 있었겠는가?

이를 본 궁녀들이 모두 날씬해지려고 애썼으니,

그로 인하여 먹지 않아 굶어 죽은 여인이 상당했다고 역사에 전한다.

그녀의 이름은 조비연(趙飛燕)이다. 날으는 제비라는 이름에서 보듯 그녀는 무척이나 날씬한 여인이었다.

중국 5대 미녀에 꼽힌다.

 

농사일이 바쁜 계절이다.

남들 열심히 일하는데 옆에 지켜만 보고 있으니, 당사자도 불편하고

보는 사람도 못마땅하다. 허리가 아픈 걸 어떡하나?

한마디 아니 할 수 없다.

 

저 기어 다니는 개미를 봐라.

하루 종일 바쁘게 먹이를 물어 나르니 얼마나 힘이 들겠느냐?

그렇다고 저 개미들이 허리 아프다고 쉬는 거 보았느냐?

모두들 펀한 것만 찾아서 허리가 아픈 것이다.

 

친구가 어이없어 한다.

하필 비유할 데가 없어 개미에게 비유하느냐?

그 개미가 허리가 아픈지 주둥이가 아픈지 어떻게 아는가?

 

사람이나 미물이나 세상만물의 이치가 거의 같은 것이다.

개미와 마찬가지로 부지런한 사람은 아플 겨를도 없다.

먹고 살기 바쁜데 아플 겨를이 어디 있나?

 

아무 생각 없이 실컷 먹고 마시고, 펑펑 잠이나 잔다. 쉬는 것도 한두 시간이지

계속 집안에서 버둥대면, 지겹기도 하고 허리도 아프다.

너무 편한 것도 병이다. 아이구 허리야.

 

허리가 아프니 병원엘 가야한다.

의사들의 그 뻔한 꼬임에 빠져 멀쩡한 허리를 칼로 긋고, 톱으로 잘라서

쇳덩이를 들이박는다.

그 무슨 자학이며 낭비인가?

 

개미나 조비연을 닮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편히 살려고 하면 반드시 반대급부가 따른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다.

모든 허리 아픈 사람에게 한 마디 하려 한다.

"누우면 아프고 걸으면 안 아프다."

그게 무슨 대단한 명언이라고... 미친 놈.

 

하늘이 사람을 만드실 때 반드시 "너는 얼마만큼 누워 있어라" 하고 그 시간을 정해주셨다. 소위 천부론이다.

정해 놓은 시간보다 더 들어누워 있으면 그 결과는 뻔하다.

몸을 아주 못쓰게 만들어 버리거나 일찍 하늘나라로 데려갈 뿐이다.

하늘의 망은 성성한 듯하나,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일어나!"

  

말해놓고 보니 이게 악담인지 충고인지 알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물론 좋은 뜻이다. ㅎ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가 쓴들 名文이 아니랴  (0) 2016.04.29
人生三境界  (0) 2016.04.27
창조는 편집이다  (0) 2016.04.20
열쇠 3개  (0) 2016.04.17
載舟覆舟  (0) 2016.04.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