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문 빗장으로 불때서 밥지어 드렸는데

甘冥堂 2016. 5. 24. 11:10

扊扅之歌: 염이는 문의 빗장이다. 염이의 노래는 거문고 곡조의 이름이다.

춘추시대 百里奚의 아내가 지은 것이다.


百里奚   백리해야!

五羊皮   다섯 장의 양가죽으로

憶別時   작별할 때를 기억하는가?

烹伏雌   씨암탉 삶아 주고

炊扊扅   문빗장으로 불때서 밥지어 드렸는데

今日富貴忘我爲   오늘날 부귀하게 되자 나를 잊는가?


이는 백리해의 아내가 곤궁하여 헤어질 때에 씨암탉을 잡고 문빗장으로 불을 때서

밥을 지어 드렸는데, 그후 백리해는 다섯 장의 양가죽을 밑천으로 진나라 목공을 섬겨

재상이 되었으나 자신을 잊고 찾지 않으므로 남편을 찾아가 이 노래를 불렀다 한다.

이에 백리해는 옛날 아내임을 알고 다시 그를 맞아 들였다고 한다.


당시의 풍습이 어떠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얼마나 집안이 가난했으면 땔감이 없어 문의 빗장을 부셔서 밥을 지었을까?

남편인 백리해는 도대체 뭐 하는 인간이길래 집에 땔나무 하나 없이 부인을 고생시키는가?

그 부인이 참으로 대단하다. 온식구의 식량일지도 모르는 씨암탉을 삶아 먹이며 남편을 격려했으니...

사내는 모름지기 큰 뜻을 품고 길을 나서면, 가정사 정도는 잊어버리고

나라를 위해 충성하면 그것으로 남자로서의 구실을 다 하는 것으로 여겼나보다.

지금 세태에서 보면 바로 위자료 청구소송에 휘말렸을 텐데.


....


참고로 백리해에 대한 史記의 내용과 孟子의 언급을 요약해 본다.

 

사기에는 이렇게 기술했다.

백리해는 중국 춘추 시대 진()나라의 재상으로, 자는 정백(井伯)이며 완() 사람이다.

장성한 후 아내 두씨(杜氏)와 아들 한 명(백리시(百里視, 맹명))을 두었다.

그러나 계속 가난에 시달렸고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도, 천거해 주지도 않자 그는 우나라를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아내의 격려를 얻고 그는 제나라로 향했다.

그 후 다시 우나라로 돌아갔고 궁지기의 천거로 대부 벼슬을 얻었다. 그 후 진()나라의 침략으로 우나라가 멸망했지만,

계속해서 우공을 섬겼다.

 

하지만 그의 충성심을 시기하는 사람에 의해 진()나라 목공의 결혼식에 남자 종의 신세가 되었고, 진나라로 가는 길에 초나라로 도망가서

소를 치면서 있다가 초성왕(楚成王)이 백리해를 어인으로 삼아서 말 키우는 일을 시켰다.

 

그 후 진나라에서 명단에 있던 백리해가 없는 것을 알게 되었고 당시 대부로 있던 공손 지의 조언으로 염소가죽 다섯 장을 초나라에 예물로

보내서 진나라로 데려온다.

 

진나라에 임관된 이후 건숙을 진목공에 천거하였고 백리해와 건숙은 각각 좌서장과 우서장으로 임명되었다.

그 후 빨래하고 있던 아내와 상봉하였는데 아내는 백리해를 만나기 위해 단상에서 위의 '扊扅之歌를 불렀다.

이 노래를 들은 백리해는 아내와 상봉하였고 아들과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후에 진목공이 정()나라를 치려하자 만류하였지만 진목공은 듣지 않고 정나라를 공격했으나 진()나라에 의해 대패하였고

그 후 그는 관직에서 물러났고 죽은 뒤 수많은 백성들이 어버이를 잃은 것처럼 통곡하였다.

 

한편 맹자 萬章章句上 9장 해설에 백리해에 대한 구절은 이렇다.

 

萬章 問曰或曰百里奚 自鬻於秦養生者 五羊之皮 食牛 以要秦穆公 信乎 孟子 曰否 不然 好事者 爲之也.

만장이 묻자와 가로대 혹자가 말하기를 백리해가 스스로 진나라의 희생을 기르는 자에게 팔려 다섯 마리의 양가죽으로 소를 먹여서 진목공에게 등용되기를 요구했다 하니 믿어야 합니까? 맹자 가라사대 아니라, 그러하지 아니하니라. 일 삼기를 좋아하는 자들이 그렇게 말한 것이니라.

 

백리해는 우나라의 어진 신하라.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 스스로 진나라의 희생을 기르는 집에 팔려가 다섯 마리의 양가죽을 받고 소를 먹여서

그것으로써 진목공에게 요구하였느니라.


 백리해는 虞나라 사람으로 진나라가 우나라에 길을 빌려 虢(괵)을 치거늘 궁지기는 간하고 백리해는 간하지 아니하니라.

진나라가 괵나라을 정벌하려고 할 때 길이 우나라를 질러가는 고로 이 뇌물로써 길을 빌리니 그 속마음은 우나라를 아울러 취하고자 함이라.

궁지기는 또한 우나라의 어진 신하니 우공에게 간하여 허락하지 말도록 하였도되, 우공이 말을 듣지 않다가 마침내 진나라에게 멸망하는 바가 되었느니라. 백리해는 우공이 간할 수 없는 인물임을 알고, 간하지 아니하고 진나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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