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3.蟬 / 李商隱
매미
本以高難飽 (본이고난포) 본성이 고결하여 배부르기 어려운데
徒勞恨費聲 (도로한비성) 헛되이 힘쓰며 한스럽게 소리만 낭비한다.
五更疏欲斷 (오경소욕단) 한밤중에 드문드문 그치고 싶으나
一樹碧無情 (일수벽무정) 나무는 푸르러 무정하기만 하다.
薄宦梗猶泛 (박환경유범) 낮은 벼슬이라 나뭇가지처럼 떠돌아다니니
故園蕪已平 (고원무이평) 고향 논밭은 잡초가 자라 이미 황무지 되었겠네.
煩君最相警 (번군최상경) 그대 번거롭게도 나를 일깨워주었네만
我亦舉家清 (아역거가청) 나 역시 온 집안이 청빈하다네.
【注釋】
⑴梗: 수목의 가지. 말과 몸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사방을 떠돈다.
(2)君:여기서는 매미를 가리킨다. 警:일깨우다.
(3)举家清:온 집안이 청빈하다.
【譯文】
매미는 원래 본성이 맑고 높아 바람을 먹고 이슬을 마시기에 배부르기 어려워
그의 원한의 목소리는 실로 헛 노동에 속한다.
아침마다 힘을 다해 울부짖지만 그가 머물고 있는 나무는
그에게 연민이 없어 추호도 정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나는 작은 관리로 타향에서 떠돌고 있기에,
고향의 전답은 황무지가 되었다네.
번거롭게도 너의 울음소리는 나를 깨닫게 하였으니
나 또한 너와 같이 청빈하다는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