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50주년 회상

甘冥堂 2022. 7. 3. 19:10

고두심 씨.
배우 데뷔 50주년 방송을 보았다.

50년이라. 소위 반백년이다.
연예인이라 각종 영상자료가 넘친다.
데뷔 시의 청초한 모습. 중년의 모습.
그리고 최근의 연륜이 배어나는 모습에 이르기까지
그 세월이 새롭다.

내겐 50 주년을 기릴 그 무엇이 있을까?
뒤돌아 50년을 헤어보니 1972년이다.
1972년.
그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그리고 그때 하던 일들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가?


땅도 때를 얻지 못하면 초목이 자라지 않고
물도 때를 얻지 못하면 풍랑이 일어 잔잔할 수 없다.
세월은 굽이쳐 파인 웅덩이를 메꾸며 흘렀다.

중간에 좌절하여 어영부영 지낸지 24년.
IMF 때 일을 접었으니, 그 세월이 얼마인가?
기적을 믿지는 않지만,
돌아보니 지금까지 버텨온 그 자체가 기적이다.

백수생활 四半世紀.
애써 '꿈 같은 세월'이라 치부한다.
어찌 세월은 이리도 빠른가?
백구과극 (白駒過隙) 보다 더한 빠름은 없는가?

날은 푹푹 쪄 몇 년만의 기록적 더위라는데
전기요금이 아까워 선풍기로 대신하니
가만이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작업 중인 일도 마냥 늘어진다.
이달 안에는 끝낼 수 있으려나?

남들은 50주년에 축하세례를 받는데
축하는 커녕
그 시절을 회상할 사진 한 장 없다.
하기야 그도 소용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아 책장을 살피다가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Big brother가 연상된다.
"난 네가 한 일을 다 알고 있어!!"
세상을 감히 관조(?)하는 모습이 사뭇 엄숙하다.
웃겨!

회상이란 행복했던 시절을 아쉬워하는 것.
북한산 처사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Carpe Diem. 현재에 충실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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