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061. 山石 / 韓愈

甘冥堂 2023. 1. 1. 11:18

061. 山石 / 韓愈

        산의 바위

 

山石犖确行徑微 (산석낙각행경미) 산의 바위는 험준하고 길은 좁은데

黄昏到寺蝙蝠飛 (황혼도사편복비) 황혼에 절에 도착하니 박쥐가 난다.

昇堂坐階新雨足 (승당좌계신우족) 법당에 올라 섬돌에 앉으니 갓 내린 비 흡족한데

芭蕉葉大支子肥 (파초엽대지자비) 파초 잎은 크고 치자는 통통하다.

僧言古壁佛畫好 (승언고벽불화호) 스님은 옛 벽의 불화가 훌륭하다 말하면서

以火來照所見稀 (이화래조소견희) 불을 밝혀 비추는데 보이는 게 희미하다.

鋪牀拂席置羙飯 (포상불석치갱반) 평상 펴서 자리를 털고 국과 밥 차리니

疎糲亦足飽我饑 (소려역족포아기) 거친 밥이라도 배고픔에 충분하다.

夜深靜臥百蟲絕 (심야정와백충절) 밤이 깊어 조용히 누우니 벌레소리 그치고

清月出嶺光入扉 (청월출령광입비) 맑은 달이 언덕에서 떠올라 달빛이 사립문으로 들어온다.

天明獨去無道路 (천명독거무도로) 날이 밝아 홀로 가니 길이 없어

出入髙下窮烟霏 (출입고하궁연비) 들락날락 오르락내리락 안개 속을 두루 돌아다닌다.

山紅澗碧紛爛漫 (산홍간벽분난만) 산은 붉고 산골 물 푸르러 어지러이 빛나고,

時見松櫪皆十圍 (시견송력개십위) 때때로 보이는 소나무 상수리나무는 모두가 열 아름이다.

當流赤足踏澗石 (당류적족답간석) 흐르는 물을 만나 맨발로 골짜기 돌을 밟으니

水聲激激風吹衣 (수성격격풍취의) 물소리 철철 나고 바람이 옷깃을 나부낀다.

人生如此自可樂 (인생여차자가락) 인생은 이와 같이 스스로 즐길만하니

豈必局束為人鞿?(개필국속위인기) 어찌 얽매여 남의 재갈이 되겠는가?

嗟哉吾黨二三子 (차재오상이삼자) 아아 우리 친구 그대들이여

安得至老不更歸 (안득지노불갱귀) 어찌 늙음이 이르러도 다시 돌아가지 않는가.

 

 

이 시는 정원17(801) 한유가 낙양 혜림사에 있을 때 지은 시다.

시제 <산석>山石을 읊은 것이 아닌 한 편의 詩體山水遊記이며,

단지 시의 시작을 앞의 두 글자로 한 것뿐이다.

犖确(낙학)얼룩소 락, 자갈땅 학. 바위가 많고 험하다.

蝙蝠(편복)박쥐.

支子지자. 梔子. 치자.

鋪牀拂席(포상불석)상을 펴고 자리를 털다. 여기서는 스님이 손님을 대접하는 장면이다.

置羙飯(치갱반)국과 밥을 차리다.

疎糲(소려)거칠 소, 현미 려. 거친 밥.

無道路(무도로)한가로이 걸어 길을 택하지 않음을 뜻함.

窮烟霏(궁연비)안개 속을 두루 돌아다닌다는 뜻.

烟霏(연비)운무

爛漫(란만)선명하고 아름답다. 눈부시다.

松櫪(송력)소나무, 상수리나무 력.

激激(격격)맑은 소리.

()재갈, 고삐, 굴레.

不更歸(불갱귀)다시 돌아가지 않다. 는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가리킨다.

 

이 시는 한유의 대표적인 紀行詩.

평이하고 산뜻한 시어들을 사용하여 경로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상을 전개했다.

전체적인 인상이 마치 짤막한 수필 한편을 읽는 듯하여 산문의 필법으로 시를 짓는

以文爲詩의 면모가 느껴진다.

 

[작자] 한유(768~824) 退之. 하남하양(지금의 하남 맹현)사람.

3세에 부모를 여의고 형수 손에 양육되었다.

六經 諸子에 두루 통달하여 유가 학통을 계승하여 宋代 이후 성리학의 선구자가 되었다.

國子祭酒. 병부시랑. 이부시랑에 까지 벼슬이 올랐다.

 

그는 唐宋八大家의 한사람으로 유종원 등과 함께 변문을 반대하고

. 시대의 문풍으로 돌아가자는 古文運動을 창도하여 宋代 문단에까지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