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063. 謁衡岳廟遂宿岳寺題門樓 / 韓愈

甘冥堂 2023. 1. 5. 09:44

063. 謁衡岳廟遂宿岳寺題門樓 / 韓愈

       형산묘를 참배하고 마침내 산사에 묵은 뒤 詩題를 문루에 쓰다

 

五嶽祭秩皆三公 (오악제질개삼공) 오악은 제례의 등급이 모두 삼공에 준하고

四方環鎮嵩當中 (사방환진숭당중) 사방을 모두 둘러 누르니 숭산이 중심이다.

火維地荒足妖怪 (화유지황족요괴) 남쪽 황량한 땅엔 요괴가 많은데

天假神柄専其雄 (천가신병전기웅) 하늘은 신권을 주어 그 웅자한 산을 독점케 했다.

噴雲泄霧蔵半腹 (분운설무장반복) 구름을 뿜고 안개를 쏟아 산허리를 감추고

雖有絶頂誰能窮 (수유절정수능궁) 꼭대기가 있다 한들 누가 끝까지 이르겠는가?

我來正逢秋雨節 (아래정봉추우절) 내가 오니 마침 가을 비 내리는 철

隂氣晦昧無清風 (음기회매무청풍) 음기는 어둑하여 애매하고 맑은 바람은 없다.

潜心黙禱若有應 (잠심묵도약유응) 마음을 집중하여 묵묵히 기도하자 감응이 있는 듯하니

豈非正直能感通 (기비정직능감통) 어찌 바르고 곧은 산신이 감동하여 통한 게 아니리?

須臾静掃衆峯出 (수유정소중봉출) 순식간에 운무가 조용히 흩어져 뭇 산봉우리 나타나는데

仰見突兀撐青空 (앙견돌올탱청공) 올려다보니 우뚝 솟은 모양이 푸른 하늘을 받치고 있네.

紫蓋連延接天柱 (자개연연접천주) 자개봉은 연이어 천주봉에 접해 있고

石廪騰擲堆祝融 (석름등척퇴축융) 석름봉은 도약하고 뛰어넘어 축융봉을 쌓았다.

森然魄動下馬拜 (삼연백동하마배) 삼엄하여 넋이 놀라 말에서 내려 절을 하고

松栢一逕趍靈宮 (송백일경추영궁) 송백 심어진 한 길 따라 신궁을 향해 나아간다.

粉牆丹柱動光彩 (분장단주동광채) 담장 칠하고 기둥 단청하여 광채가 나는데

鬼物圖畫填青紅 (괴물도화전청홍) 귀물 그림은 청홍색으로 채워 그렸다.

升階傴僂薦脯酒 (승계구루천포주) 계단을 올라 몸을 굽혀 육포와 술을 올리고

欲以菲薄明其衷 (욕이비박명기충) 약소한 제물로써 그 정성을 헤아려 살피시길 빈다.

廟令老人識神意 (묘령노인식신의) 신의 뜻을 잘 아는 사당 관리하는 노인이

睢盱偵伺能鞠躬 (휴우정사능국궁) 유심히 쳐다보곤 능숙하게 절을 한다.

手持盃珓導我擲 (수지배교도아척) 손에 산통을 들고 내게 던져 보라 가르쳐 주더니

云此最吉餘難同 (운차최길여난동). 이르기를 이것은 매우 길하여 비교하기 어렵다 한다.

竄逐蠻荒幸不死 (찬축만황행불사) 미개한 남만으로 쫓겨나도 다행히 죽지는 않았으니

衣食纔足甘長終 (의식재족감장종) 의식만 겨우 족하면 오래 살아도 좋겠네.

侯王將相望久絶 (후왕장상망구절) 왕후장상 되려는 희망 끊어진지 오래 되었으니

神縱欲福難為功 (신종욕복난위공) 신이 복을 주려해도 성공하는 것은 어렵겠네.

夜投佛寺上髙閣 (야투불사상고각) 밤중에 절에 투숙하여 높은 누각에 오르니

星月揜映雲朣朧 (성월엄영운동몽) 달과 별은 희미하게 비추고 구름은 몽롱하다.

猿鳴鐘動不知曙 (원명종동부지서) 원숭이 울고 종이 울려도 날 밝는 줄 몰랐더니

杲杲寒日生於東 (고고한일생어동) 차가운 해가 환하게 동쪽에서 떠오른다.

 

 

()알현하다. 衡岳廟(형악묘)호남성 형산에 있다. 이 시는 한유가 영정 원년(805) 8

양산으로 폄적 당하여 가던 중 형산을 지나며 지은 시다.

祭秩(제질)제사의 등급. 三公주나라의 태사, 태부, 태보를 삼공이라 했다.

嵩當中(숭당중)중악인 숭산을 중심으로 했다.

 

火維(화유)남방. 옛날에는 오행을 오방에 속하게 하였으며 화는 남방에 속한다.

()주다. ()권력. 正直(정직)형산의 산신을 말한다.

静掃(정소)운무가 조용히 흩어짐. ()버팀목 탱.

紫蓋, 天柱(자개,천주)산봉우리 이름.

石廪, 祝融(석름,축융)산봉우리 이름. 형산의 최고봉에는 오좌가 있으니, 부용,

자개, 석름(미곡창고 름). 천주. 축융이다.

騰擲(등척)기복이 도약하여 뛰어넘다. 언덕 퇴.

 

()말린 고기. 菲薄(비박)제사에 올리는 물건.

明其衷(명기충)내심의 성의를 표명하는 것. 廟令(묘령)사당을 관리하는 관리.

睢盱(휴우)응시하다의 뜻. 偵伺(정사)관찰하다.

盃珓(배교)점 칠 때 쓰는 용품.

餘難同(여난동)그 점복의 결과가 모두 하기 어렵다.

竄逐蠻荒(찬축만황)한유가 양산으로 폄적 당한 일.

숨을 찬. 겨우 재.

難為功(난위공)성공이 어렵다.

. 가리어 덮음. 杲杲밝을 고.

 

한유는 정원 19(803)에 양산으로 폄적되었다가 정원 21년 사면을 받아 강릉부

법조참군에 임명되었다. 이 시는 내심 기대했던 바와 달리 장안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강릉으로 옮겨 가는 도중 형산을 지나다가 남악신의 사당을 참배하고 지은 것이다.

 

형산의 험준한 자연경관과 남악묘의 정경 및 제례의 과정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욕심을 버리고 현실에 만족하고자 하는 심정도 드러내었는데,

그 저변에는 평탄치 못한 벼슬살이의 고충과 냉담한 현실에 대한 쓰라린 실의가 깔려 있다.

이 시는 敍景. 敍事. 抒情이 잘 융합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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