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석 당시삼백수

060. 石魚湖上醉歌 / 元結

甘冥堂 2022. 12. 30. 09:39

060. 石魚湖上醉歌 / 元結

       석어호에서 취하여 부르는 노래

 

石魚湖, 似洞庭 (석어호, 사동정) 석어호는 흡사 동정호와 같아서,

夏水欲滿君山青 (하수욕만군산청) 여름 물이 만수되려하고 군산이 푸르다.

山為樽, 水為沼 (산위준, 수위소) 산은 술잔이 되고, 호수는 酒池가 되어,

酒徒歴歴坐洲島 (주도역력좌주도) 술꾼들 줄을 지어 삼각주에 앉았다.

長風連日作大浪 (장풍연일작대랑) 센 바람 연일 불어 큰 물결 일어도,

不能廢人運酒舫 (불능폐인운주방) 술 배의 운항을 막지 못한다.

我持長瓢坐巴丘 (아지장표좌파구) 나는 긴 표주박을 들고 파구산에 앉아서,

酌飲四坐以散愁 (작음사좌이산수) 모든 이에게 술 따르는 것으로 수심을 날린다.

 

 

石魚湖(석어호)지금의 호남 도현 동쪽. 호수 가운데 커다란 돌이 있어 모양이

마치 헤엄치는 물고기 같다하여 석어라는 이름을 얻었다.

君山(군산)동정호 안에 있는 산. ()酒池. 洲島(주도)물이 흘러 삼각주가 되다.

歴歴(역력)줄을 짓다. ()저지. ()조그마한 배.

長瓢(장표)손잡이가 긴 표주박. 酌飲(작음)따라주어 마시게 한다.

四坐(사좌)사방의 자리에 앉은 사람. 巴丘(파구)파릉. 동정호 안에 있는 산 이름.

 

 

元結(원결)은 광덕 원년(763) 도주 자사 시절에 항상 석어호에 와서 술과 시를 읊었다.

그는 당말 대종(762~779) 시기에 나라가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드는 것을 보고

스스로 관직생활에 대한 회의를 느껴 은거의 뜻을 품게 되었다.

 

동정호만큼이나 빼어난 경관을 지닌 석어호에 모여 앉아 움푹 파인 물고기 모양의 바위에 술을 담아 놓고

호수에 술배를 띄우며 신나게 즐기는 술꾼들의 모습이 진풍경이다.

온몸에 술기운이 퍼지니 일체의 구속에서 벗어나 마음이 더욱 후련해진다.

자신을 뒷전으로 하고 혹 시름겨워 넋두리를 늘어놓는 사람이 보이면

얼른 다가가 큰 표주박으로 철철 넘치도록 술을 따라 주는 시인의 다정하고 호탕한 일면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