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7. 寄韓諫議注 / 杜甫
간의대부 한주에게
今我不樂思岳陽 (금아불락사악양) 지금 나는 즐겁지 않아 악양이 그리운데
身欲奮飛病在牀 (신욕분비병재상) 몸은 떨쳐 날고 싶으나 병들어 누워있네.
美人娟娟隔秋水 (미인연연격추수) 아름다운 그대는 가을 강물 건너에서
濯足洞庭望八荒 (탁족동정망팔황) 동정호에 발 씻으며 사방을 바라보겠지.
鴻飛冥冥日月白 (홍비명명일월백) 기러기는 먼 하늘을 날아가고 해와 달은 빛나는데
青楓葉赤天雨霜 (청풍엽적천우상) 푸른 단풍 잎 붉어지고 하늘에선 비와 서리 내린다.
玉京群帝集北斗 (옥경군제집북두) 옥경산 선인들 북두성에 모였는데
或騎麒麟翳鳯凰 (혹기기린예봉황) 혹은 기린 타고 혹은 봉황을 탔다.
芙蓉旌旗烟霧落 (부용정기연무락) 부용 깃발 연무 속으로 떨어지니
影動倒景揺瀟湘 (영동도경요소상) 그림자 거꾸로 비친 채 소상강을 흔든다.
星宫之君醉瓊漿 (성궁지군취경장) 천궁의 신선들 좋은 술에 취했는데
羽人稀少不在傍 (우인희소부재방) 우인은 수가 적어 그 곁에 있지 않다.
似聞昨者赤松子 (사문작자적송자) 옛날에 적송자라고 들은 것 같은데
恐是漢代韓張良 (공시한대한장량) 아마도 한나라 장량이 아닐까.
昔隨劉氏定長安 (석수유씨정장안) 옛날에 유방을 따라 장안을 평정했으나
帷幄未改神慘傷 (유악미개신참상). 군막 속 계책은 변함없어 마음이 아프겠지.
國家成敗吾豈敢 (국가성패오기감) 국가의 성패를 내 감히 어찌 하리
色難腥腐餐楓香 (색란성부찬풍향) 비리고 썩은 것에 난색하며 풍향을 먹는다.
周南留滯古所惜 (주남유체고소석) 강태공이 주남에 머문 것은 옛사람들 애석해 한 바 있지만
南極老人應壽昌 (남극노인응수창) 남극 노인은 마땅히 오래 살며 번성하리.
美人胡為隔秋水 (미인호위격추수), 그대는 왜 가을 강물 건너에 있는가?
焉得置之貢玉堂 (언득치지공옥당) 어찌하면 그대를 옥당에 바칠 수 있을까?
韓諫議注(한간의주):이름 한주. 벼슬이 간의. 岳陽(악양):지금의 호남성 악양현.
美人(미인):군자를 비유. 한주를 말함.
娟娟(연연):아름답고 좋은 모양.
隔秋水(격추수):한주가 벼슬을 떠나 은거한 것을 비유.
八荒(팔황):사면팔방.
鴻飛冥冥(홍비명명):먼 하늘. 한주가 이미 은거했음을 비유.
玉京(옥경):옥경산. 도가에서 말하는 천지의 중심.
羣帝(군제):仙人들. 或:有的. 翳(예):엄폐가 본래의 뜻. 타다.
芙蓉旌旗(부용정기):선인들이 쓰는 의장.
瀟湘(소상): 지금의 호남. 천상의 선인들이 모여 그 그림자가 瀟水, 湘水에 비침.
星宫(성궁):천궁. 瓊漿(경장):신선들이 마시는 술.
羽人(우인):깃털 옷을 입은 신선. 이 구절은 조정의 權貴한 자들이 어지러이 모여 황제의 곁에서 명예를 얻으려고 하는데, 한주는 오히려 세상을 등지고 은둔하여 조정에 나아가지 않음을 읊음.
昨者(작자):이전의 그것. 赤松子(적송자):선인. 전설의 신농 때 雨師가 되어 항상 서왕모 신변에 있었음.
韓張良(한장량):한나라 장량. 유방의 평천하를 도왔다. 후에 산속에 숨어 적송자를 따라 놀았다고.
定長安(정장안):유방을 도와 장안에 도읍을 정했다.
帷幄(유악: 휘장유, 휘장악):漢書 장량전에 나온다. 대신이 책략을 결정하는 곳.
色難(색난):얼굴에 난색을 표하다. 楓香(풍향):도가에서 이것을 사용하여 약을 만듦.
餐楓香(찬풍향):산림에 은거함을 비유.
周南留滯(주남유체):<史記> 강태공은 주남(낙양)에 머물고 있었으나 천자가 부르니 부득이 종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南極老人(남극노인):별 이름. 즉 노인별. 한주를 가리킨다. 胡為(호위):왜. 貢(공):獻 바치다.
玉堂(옥당):미앙궁. 조정. 이 구절은 어떻게 하면 한주를 다시 조정으로 들어가게 할 수 있겠느냐는 뜻이다.
이 시는 大曆원년(766) 가을, 두보가 기주에 있을 무렵에 지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때 두보 나이 이미 55세였다.
앞서 지난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해주었던 嚴武가 돌연 세상을 떠나자 심적으로 많은 충격을 받게 되었다.
이후 초당을 떠나 기주, 융주, 유주를 거쳐 운양현(지금의 중경시) 다시 운안현(지금의 중경시 운양현)에 이르렀다가
그해 초여름에 다시 운안을 떠나 기주에 이르게 된다.
오랜 여정으로 심신이 피곤한 상태였다. 이 시의 첫 두 구절은 이러한 두보의 제반 상황들을 반영한 것이다.
이 시는 游仙詩(유선시)의 한 종류에 속한다.
隱約(은약)하고 함축되어 반복해서 음미해 봐야 비로소 그 맛을 체득할 수 있다.
시는 앞 6구를 1단으로 하여 한주가 멀리 동정호에 있고,
세월을 빠르게 지나가는데 그에 대한 생각이 더욱 절실하다.
"玉京" 이후 제2단은 신선 세계를 빌어, 조정에 소인들이 득세하여 현신들이 멀리 떠나고,
한주도 이미 파직되어 조정을 떠난 것을 풍자했다.
“似聞(사문)"이후 3단은 한주가 파관 된 원인을 그렸으며, 장량을 이에 비유하고 그의 높고 재주 있음을 기린다.
마지막 4단은 자기의 감상을 적었다. 한주가 다시 산에서 내려와 나라를 위해 힘써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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