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韋諷録事宅觀曹將軍霸畫馬圖 / 杜甫
녹사 위풍의 집에서 조패 장군이 그린 말 그림을 보고
國初已來畫鞍馬 (국초이래화안마) 당나라 개국 이래로 말 그림을 그려왔으나,
神妙獨數江都王 (신묘독수강도왕) 신묘한 솜씨는 오로지 강도왕을 꼽았다.
將軍得名三十載 (장군득명삼십재) 장군이 명성을 얻은 지 삼십 년,
人間又見眞乘黄 (인간우견진승황) 사람들은 다시 진짜 전설의 신마를 보게되었다.
曽貌先帝照夜白 (증모선제조야백) 일찍이 현종의 어마 조야백을 그렸는데,
龍池十日飛霹靂 (용지십일비벽력) 용지에서 열흘 동안 벼락이 쳤다.
内府殷紅瑪瑙盤 (내부은홍마노반) 궁실 창고에 자홍색 마노 쟁반을,
倢伃傳詔才人索 (첩여전소재인색) 첩여가 조서를 전하자 재인이 찾아온다.
盤賜將軍拜舞歸 (반사장군배무귀) 쟁반 사사받고 장군이 절하고 춤추며 돌아오니.
輕紈細綺相追飛 (경환세기상추비) 정교한 비단직물 서로 다투어 날아온다.
貴戚權門得筆跡 (귀척권문득필적) 황제친척 권문세가도 그의 그림을 얻어서야,
始覺屏障生光輝 (시각병장생광휘) 비로소 병풍에서 광채가 남을 느낄 수 있었다.
昔日太宗拳毛騧 (석일태종권모과) 지난날 태종의 권모과 준마,
近時郭家師子花 (근시곽가사자화) 근래 곽가 장군의 사자화.
今之新圖有二馬 (금지신도유이마) 지금의 새 그림에 이 두 마리 말이 있어,
復令識者久歎嗟 (부령식자구탄차) 다시금 식자들을 오래 감탄케 한다.
此皆騎戰一敵萬 (차개기전일적만) 이 말들은 기마전에서 한필이 만적을 상대하니,
縞素漠漠開風沙 (호소막막개풍사) 백색 비단에 자욱이 모래 바람 일어난다.
其餘七匹亦殊絶 (기여칠필역수절) 그 나머지 일곱 마리 또한 뛰어나,
迥若寒空動煙雪 (형약한공동영설). 멀리 차가운 하늘에 눈안개가 나는 듯.
霜蹄蹴踏長楸間 (상제축답장추간) 서리를 밟은 말발굽은 대로변을 내달리는데,
馬官厮養森成列 (마관시양삼성열) 말 관리하는 병졸은 빽빽이 열 지어 있다.
可憐九馬爭神駿 (가련구마쟁신준) 사랑스런 아홉 마리 말은 신마임을 다투고,
顧視清髙氣深穩 (고시청고기심온) 돌아보니 말의 맑고 높은 기질 깊고 온건하다.
借問苦心愛者誰 (차문고심애자수) 묻노니 고심하며 말을 사랑하는 자 누구인가.
後有韋諷前支遁 (후유위풍전지둔) 지금은 위풍이 있고 옛날엔 지둔스님 있다.
憶昔廵幸新豐宫 (억석순행신풍궁) 지난날 신풍궁을 순행하던 때를 기억해보니,
翠華拂天來向東 (취화불천래향동) 황제의 의장 행렬 하늘을 치고 동쪽을 향했네.
騰驤磊落三萬匹 (등양뇌락삼만필) 삼 만의 말이 무리지어 뛰어 내달리는데,
皆與此圖筋骨同 (개여차도근골동) 모두 이 그림의 근골과 모습이 같았다.
自從獻寶朝河宗 (자종헌보조하종) 보배를 헌납하고 하백을 조회한 뒤로,
無復射蛟江水中 (무부사교강수중) 더 이상 물속의 교룡 쏘는 이가 없었다.
君不見 (군불견)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金粟堆前松柏裏 (금속퇴전송백리) 금속산 언덕 앞 소나무 잣나무 숲에,
龍媒去盡鳥呼風 (용매거진조호풍) 용매는 다 가버리고 바람 맞으며 새만 우는 것을.
韋諷(위풍):두보의 친구. 録事(녹사) : 사천성 양주의 녹사벼슬. 그의 집은 성도에 있다.
曹將軍霸(조장군패):조패는 삼국시대 위나라의 저명한 화가 조발의 후예로 천보 년간에 좌무위 장군에 임명되고,
당 현종은 그에게 어마와 공신을 그리게 했다. 안사의 난 후 사천지방에 유락했다.
764년 두보가 성도에 있는 위풍의 집에서 조패의<화마도>를 보고 감동하여 이 시를 지었다.
國初已來(국초이래):당나라 개국 이래. 鞍馬(안마):안장을 얹은 말.
數(수):손꼽다. 江都王(강도왕):강도왕 李緖(이서). 당태종 이세민의 조카. 말을 그리는데 유명했다.
乘黄(승황):고대 전설의 神馬. 여기서는 조패가 그린 말을 가리킨다.
貌(모):묘사한 그림. 그리다. 先帝(선제):당 현종 이융기.
照夜白(조야백):현종의 어마 이름. 현종에게는 두 필의 명마가 있었으니 하나는 조야백이고
다른 하나는 옥화총이었다.
龍池(용지):당나라 때 흥경궁에 있던 연못. 飛霹靂(비벽력):벼락을 따라 날아가다.
内府(내부):황궁의 창고. 殷紅(은홍):자홍색. 검붉다.
瑪瑙盤(마노반):노마로 만든 쟁반.
倢伃. 才人(첩여 재인):궁중 女官의 이름. <당. 배관지>에 내관 가운데 첩여 9명이 있으니 정3품이고,
재인 7명이 있으니 정4품이다.
輕紈細綺(경환세기): 가벼운 비단과 가는 비단. 사람들이 조 장군에게 그림을 그려달라고 가져 간 비단을 말한다.
屏障:(병장) 병풍.
拳毛騧(권모과):태종의 6마리 준마 중 5번 말의 이름. 과는 주둥이가 검고 털이 노란 말이다.
師子花(사자화):당 代宗(대종)의 준마로 당시 곽자의가 토번의 난을 평정하고 장안을 수복하게 되자
대종이 어마인 사자화를 하사 했다.
縞素(호소): 회화용 흰 비단. 長楸間(장추간):대로변. 厮養(시양):말 먹이는 역졸. 支遁(지둔):동진 때 스님.
新豐宫(신풍궁):여산 화청궁. 翠華(취화):황제 출행시의 의장. 騰驤(등양):도약하고 내 달리고.
磊落(뇌락):무리가 많은 것을 형용.
自從(자종):~한 뒤로. 獻寶朝河宗(헌보조하종):목천자가 서쪽을 정벌하러 양우의 산에 이르러,
하종백에게 옥을 바쳐 예를 갖추자 하백이 그에게 천상의 각종보물이 기록된 책을 보여주었다.
후에 穆天子(목천자)는 여기에서 돌아와 하늘로 올라가 신선이 되었다.
이는 당 현종의 죽음을 암암리에 비유한 것이다.
射蛟江水中(사교강수중):강물속의 교룡을 쏘다. <한서 무제기>에 “무제가 원봉5년(기원전 106) 겨울에
남쪽으로 사냥을 가서, 장강에 배를 띄워 친히 활을 쏘아 강물속의 교룡을 잡았다.”라고 했다.
이 聯은 현종이 세상을 떠났음으로 더 이상 말을 타고 사냥을 나가는 일이 없어졌다는 뜻이다.
龍媒(용매):준마. 여기서는 현종이 세상을 떠나자 준마도 볼 수 없게 되었음을 탄식한 것이다.
이 시는 광덕2년(764) 두보가 낭주에서 성도로 돌아올 때 지은 것으로 위풍의 집에서 조패가 그린 九馬圖를 보고
느낀 바를 노래한 題畫詩(제화시)이다.
明의 王嗣奭(왕사석)은 “말의 성쇠로 인하여 국가의 성쇠를 생각하고 그 아픔을 이기지 못했다”라고 했다.
생각과 감정의 흐름이 결국 현실과 국가의 불행에 대한 걱정으로 연결되는 것이 두보시의 두드러진 특징이거니와,
이 시도 이로 인하여 강인한 기상이 결국 애상적인 결말로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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