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92세 만학도, 박사가 되다

甘冥堂 2023. 2. 14. 13:33

등교 시간 아끼려 얻은 공부방… 아흔둘 만학도, 최고령 박사됐다

“쉴 틈 없이 일하다가 쉬고 싶어 시작한 공부인데…”

92세 나이. 국내 최고령 박사가 탄생했다.
1931년생 이상숙 씨가 그 주인공이다.
2년 전 석사 학위를 딴 뒤 “평생 간직하고 노력해온 꿈을 학문적으로 풀어내고 싶다”며 학구열을 불태우던 그는
또 한 번 의미 있는 졸업식을 맞이하게 됐다.

이씨는 성공회대 일반대학원 사회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오는 16일 학위수여식에 참석한다. 졸업 명단 속 학부생 250명과 대학원생 98명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것은 물론,
지금까지 국내에서 나온 박사 중 최고령이다.

그의 첫 대학 생활은 50여년 전이다. 이미 아이 셋의 엄마였던 이씨는 가족의 도움으로 1961년 숙명여대 가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국립서울모자원 수예 교사로 일하다 재능을 살려 1965년 완구제조·수출업체를 설립했다. 대표이사 사장·회장으로 회사를 이끌다 1995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런 그가 다시 배움의 현장에 뛰어든 건 2018년이다.
‘인생의 황혼기’라 여겨지던 시기, 대학을 졸업한 지 57년 만이었다.

그는 평생을 쉴 틈 없이 일하다 ‘쉬기 위해’ 내린 선택이라고 말했다.
쉬려고 시작한 공부라지만 이씨는 누구보다 성실했다.
두꺼운 전공서를 매주 읽고 시험기간에는 아침 7시부터 자정까지 공부만 했다.
등하교 시간을 아끼기 위해 학교 앞 공부방을 따로 얻을 정도였다.

이씨는 2년 전 석사 학위를 마치고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공부가 어렵긴 하지만 알아가는 즐거움을 알면 노인이어도 공부를 하고 싶어진다”며
“박사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 이념 갈등의 해법과 통일의 길을 찾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는 이제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씨는 “논문을 쓰면서 연구해보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아져 당분간 책을 쓰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편
“어려운 이웃 돕고 싶다”...18년만에 사회복지학 박사 딴 80세 만학도


80세 만학도가 박사 과정을 수료한 지 18년만에 논문 심사를 거쳐 학위를 얻는데 성공했다.

대구대는 사회복지학 전공인 김송고(80)씨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오는 19일 경북 경산의 대구대 경산캠퍼스 본관 강당에서 열리는
‘2021학년도 후기 대구대 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사회복지학과 박사 학위와 함께
총장 모범상을 받을 예정이다. 김씨는 대구대 역대 최고령 박사학위 취득자다.

포항대 교직원이었던 김씨는 정년을 앞두고 학업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고 한다.
행정학 전공이었던 김씨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주변에 어려운 이웃들을 많이 뵈었다”면서 “사회복지 분야를 공부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57세 되던 해인 1999년 동국대 경주캠퍼스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했고 이곳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2년 대구대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김씨는
2004년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2010년까지 대구대 사회복지학과에서 노인복지론 등 전공 과목을 가르쳤다.
이후엔 교직원을 지냈던 포항대학교에서도 강연했다.
학업에 정진하면서도 노숙자와 독거노인 등 사회 취약 계층을 위한 급식 봉사도 꾸준히 이어갔다.

김씨는 박사 과정 수료 이후 18년만에 학위 취득에 성공했다. 김씨는 “박사 논문 초안은 있었지만 퇴직 이후 일거리를 찾다보니 시간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20년부터 약 2년 4개월간 ‘노인의 성생활 및 성태도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박사 논문을 썼고,
이 논문이 심사에 통과하면서 학위를 얻게 됐다.
김씨는 논문을 통해 노인의 성 문제에 대한 인식 개선 교육이 중요하다는 취지를 담아냈다.

김씨는 “개인의 작은 성취일 뿐”이라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초심을 간직하며 학업과 봉사활동을 더욱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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