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하이쿠(俳句)의 형식을 빌렸지만 하이쿠(俳句)가 비속화된 것.ㆍ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ㆍ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ㆍ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 ㆍ개찰구 안 열려 확인하니 진찰권ㆍ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ㆍ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서 다시 앉는다ㆍ손주 목소리, 부부 둘이서 수화기에 뺨을 맞댄다ㆍ♡영상통화 속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서로 얼굴을 앞으로 들이민다. 계속 손자의 이름을 애타게 부른다.ㆍ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텐데 ㆍ이름이 생각 안 나 이거, 저거, 그거로 볼일 다 본다ㆍ손자 증손자 이름 헷갈려 전부 부른다ㆍ연상이 내 취향인데 이제 없어 (92세)ㆍ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ㆍ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