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四溟大師와 德川家康

甘冥堂 2024. 2. 4. 10:57

<사명대사(四溟大師)와 德川家康(도쿠가와 이에야스>
{壬辰年과 甲辰年}~임진왜란(1592년 壬辰年) 432주년(2024년 甲辰年)을 맞이하여

위 두 사람 간에 漢詩에 의한 筆談으로 주고 받은 逸話 한 토막 입니다.

사명대사(1544~1610)가 임진왜란이 끝난 후인 1604년 전후 처리문제로 일본에 건너가서

당시 일본 통일을 성취한 도쿠가와 이에야스(1542~1616)를 처음 만났을 때 주고 받은 문답입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일본에서는 사망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1537~1598) 추종세력인
이시다 미쓰나리(石田三成 1560~1600)의 서군(西軍)과
도쿠가와 이에야스 세력인 동군(東軍)간에 향후 대권을 차지하기 위한 큰 전투가 벌어집니다.
1600년 9월 15일 양측이 천하패권을 놓고 맞붙은 이른바 '세키가하라 전투' 입니다.
이 전투에서 동군이 승리하면서 일본 열도는 완전히 이에야스의 손아귀에 장악 되었고
그 여세를 몰아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기세가 최고조에 달해 있던 시절이였습니다.

이때 전후 처리문제를 담판 짓기위해 일본을 방문한 사명대사가

교토(京都)의 후시미성(伏見城)에서
목에 힘주면서 기고만장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나게 됩니다.
임진왜란 중 승병(僧兵)을 이끌고 맹 활약 했던 사명대사의 명성을 이미 알고있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먼저 사명대사에게 선제공격을 날립니다.

石上難生草 돌 위에는 풀이 나기 어렵고,
房中難起雲 방안에는 구름이 일어나기 어렵거늘
汝爾何山鳥 너는 도대체 어느 산에 사는 새이기에
來參鳳皇君 여기 봉황의 무리속에 끼여 들었는가?

당시 조선과 일본은 언어는 달랐지만 漢文을 같이 써왔기 때문에

붓으로 쓰는 筆談이 가능하던 시절이였습니다.

곧 바로 사명대사가 맞받아 쳤습니다.

娥本靑山鶴 나는 본래 청산에 노는 학인데
常遊五色雲 항상 오색 구름을 타고 놀다가
一朝雲霧盡 하루 아침에 오색 구름이 사라지는 바람에
誤落野鷄群 잘못하여 닭무리 속에 떨어 젔노라

사명대사는 역시 高僧(고승)이였습니다.

임진왜란 중에 僧兵들을 이끌고 수많은 왜군들 물리치면서 승병장으로 용맹을 떨치던
그 담대한 배짱과 칼날같은 禪機(선기)가 이 詩 한 수에 학실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 담판으로 완승을 거둔 사명대사는 임진왜란 중 잡혀간 조선 포로 3,000여명을 데리고

錦依還國하게 됩니다

임진왜란 432주년이 되는 甲辰年 청룡(靑龍)의 해를 맞아
당쟁(黨爭)과 국론분열(國論分裂)로 온 나라를 초토화시키고 절단냈던
조상(祖上)들의 과오(過誤)와 전철(前轍)을 우리 후손(後孫)들이 또 밟아서야 되겠습니까?

'세상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살아있는 부처  (0) 2024.02.04
진정한 친구  (0) 2024.02.04
口耳之學  (0) 2024.02.03
톨스토이를 통해 배우는 인생의 의미  (0) 2024.02.03
걱정  (0) 2024.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