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일본 실버 센류(川柳)

甘冥堂 2024. 3. 18. 09:07

<일본 노인들의 川柳(센류)>
川柳는 일본의 정형시  중 하나로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다.
주로  풍자나  익살이 특징이다.

일본 노인들을 대상으로 응모한 센류 당선작.

1.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2. 전구

   다 쓸 때까지
   남지 않은 나의 수명.

3. 종이랑 펜

    찾는 사이에
    쓸 말 까먹네.

4.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
    "노환입니다"

5. 일어나긴 했는데
    잘 때까지 딱히

    할 일이 없다.

6. 자명종

    울리려면 멀었나
    일어나서 기다린다.

7. 연명치료

    필요없다 써놓고
    매일 병원 다닌다.

8. 만보기 숫자

   절반 이상이
    물건 찾기.

9. 몇 가닥 없지만
    전액 다 내야 하는

   이발료.

10. 눈에는 모기를
      귀에는 매미를

      기르고 있다.

11. 쓰는 돈이
     술값에서 약값으로

     변하는 나이.

12. 젊게 입은 옷
     자리를 양보받아

     허사임을 깨닫다.

13. 이봐 할멈!
     입고 있는 팬티

     내 것일세.

14. 일어섰다가

     용건을 까먹어서
     다시 앉는다.

15. 분위기 보고
     노망난 척해서

     위기 넘긴다.

16. 무농약에

     집착하면서
     내복약에 쩔어 산다.

17. 자동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아버지

18.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

19. 할멈!
     개한테 주는 사랑
     나한테도 좀 주구려.

20. 심각한 건
     정보 유출보다

     오줌 유출.

21. 정년이다.
     지금부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야지.

22.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23. 비상금

     둔 곳 까먹어
     아내에게 묻는다.

24. 경치보다

     화장실이 신경 쓰이는
     관광지

25. 손을 잡는다.
     옛날에는 데이트
     지금은 부축

26. 이 나이쯤 되면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27. 환갑 맞이한
      아이돌을 보고
      늙음을 깨닫는다

28. 자, 출전이다
      안경 보청기
      틀니 챙겨라

29. 똑같은 푸념
     진지하게 듣는 건
     오직 개뿐

30. 아내는 여행
     나는 입원
     고양이는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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