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담장 밑에 핀 나리

甘冥堂 2024. 6. 13. 08:26

 나리는 백합의 우리말이다.

뒤란 담장 밑에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올봄 산악회 회원이 준 나리꽃 뿌리를 심었더니
이렇게 예쁘게 피어난다.

거름기 하나 없는 거칠고 메마른 시멘트 담장 밑에서도
꽃들은 자기 할 일은 다 한다.

앞마당에도

밖에 담장 아래는
평소 마을 사람들이 오가며 쓰레기를 버리곤 했는데
화분 10여 개에 나무와 들꽃을 심어
담장 밑에 일렬로 주욱 벌려놓았다.

쓰레기 투기 걱정 안 해도 되고
마을 안길 미관에도 한몫 할 것이다.

나머지 공간도 화분으로 채우려 한다.

나리

우리들 마음도 그리고 얼굴도
나리꽃 꽃말처럼
순결·신성·희생으로
이렇게 환하게 펴졌으면 좋겠다.


꽃에도 화격(花格)이 있다는데

눈속에서 꽃이 핀다하여 매화가 1품이요.
서리 맞고 꽃이 핀다하여 국화가 2품이요.
진흙 속에서 꽃이 핀다하여 연꽃이 3품이다.

북향으로 떠난 님을 위해 오롯이 북쪽을 향해서만 꽃이 핀다하여
목련이 4품이요
가시가 돋아나 스스로 꽃을 지킨다 하여 장미가 5품이라 한다.

그렇다면
나리는 어느 수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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