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이 떠나는 날 /高松 황영칠
설레는 가슴으로 만난 포옹이
붉은 사랑의 민 얼굴만 남긴 채
이별할 속셈이었다면
차라리 만나지나 말 것을
뜨겁던 늦더위의 녹색 가슴이 내민
시원한 입김 불어오는 유혹의 동산에서
미처 이별의 손수건도 내밀지 못했는데
어이 하여 떠나려 하십니까
불꽃처럼 일어난 빨간 사랑을
에머럴드 가슴에 알알이 심어 놓고
한 잎 두 잎 떨어지면
깊이 팬 상처는 어찌합니까
붉은 사랑이 떠나는 날
떨어지는 시월의 달력 앞에
끝내 감추지 못하는 눈물을 어찌하나요
하지만
먼 훗날 다시 오마 는 당신을
바위가 되어 기다리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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