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口)을 속인다(欺)
唯有一物可欺-오직 속일 수 있는 물건이 딱 하나 있다.
卽自己口吻-그것은 바로 자기의 입(口)이다.
須用薄物欺罔-거친 음식이라도 잘 씹고 속여
瞥過暫時-넘겨서 잠시 잠깐 지나간다면
斯良策也-이것이 좋은 방법이다.
今年夏-올 여름
余在茶山-나는 다산(茶山)에 있었다.
用萵苣葉包飯-상치 잎에 밥을 얹어 쌈을 싸서 먹었다.
客有問者曰-어떤 손님이 물었다.
包之有異乎菹之乎?-싸서 먹는 것이 절여 먹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余曰-내가 말했다.
此先生欺口法也-이것은 내가 입을 속이는 방법이라네.
每喫一膳-매번 한 끼를 먹을 때마다
須存此想-이 같은 생각을 지닌다면
不要竭精殫智-정력과 지혜를 쏟아
爲溷圊中效忠也-뒷간(화장실)을 위해 충성할 필요가 없다.
- 다산(茶山)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조선 후기 최고의 학자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저술을 총정리한
문집(文集)으로 154권 76책의 활자본이다.
“여유(輿猶)”는 노자(老子)에 나오는 말이다.
여(與)는 (豫라고도 하는데)와 여(猶)는 원래 짐승이름이다.
의심과 겁이 많아 소리만 나면 나무 위에 올라가 숨는다.
“여유(輿猶)”는 매사에 조심하라는 뜻이다.
다산이 강진 유배 18년을 생각하며 남은 인생 조심하며 살아야겠다고
당호(堂號집이름)를 “여유(輿猶堂)”이라 짓고 자식들에게도
함부로 나서지 말고 마치 코끼리가 얇은 얼음판 위를 걷듯
조심하며 살라고 교훈하였다.
다산(茶山)선생은 역사의 명성(名聲)과는 다르게 사생활은 불행한 사람이다
자식을 모두 6남 3녀를 낳았는데,
살아남은 아이가 2남 1녀이고, 죽은 아이가 4남 2녀이니,
죽은 아이가 살아남은 아이의 두 배다.
다산 선생의 마음이 어떻겠는가!
그중 한 아들의 이름을 벼슬하지 말고 농사나 지으면서 조용히
살라고 “농(農)”이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이 아들도 죽었다.
“아아, 내가 하늘에 죄를 지어 이처럼 잔혹하구나.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정약용 선생의 호(號)인 “다산(茶山)”은 정약용 선생이 18년 동안
강진유배생활 중에 10년 동안 머물렀던
전남 강진군 귤동(橘洞)마을 다산초당(茶山草堂)의 뒷산의 이름이다.
이 산길을 넘어가면 다산(茶山) 선생의 외갓집인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의 녹우당(綠雨堂)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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