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녹균헌(筠綠軒) /소식(蘇軾)

甘冥堂 2025. 1. 6. 23:22

寧可食無肉, 不可居無竹.
식사할 때 고기는 없을지언정 사는 곳에 대나무가 없을 순 없지.

​無肉令人瘦, 無竹令人俗.
고기가 없으면 사람이 야위긴 해도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이 저속해지지.

​人瘦尙可肥, 士俗不可醫.
사람이 야위면 살찌울 수 있지만 선비가 저속해지면 고칠 수가 없지.

​傍人笑此言, 似高還似癡.
옆 사람이 이 말을 비웃으며 하는 말, “고상한 건지 어리석은 건지?”

​若對此君仍大嚼, 世間那有揚州鶴.
대나무도 마주하고 고기도 실컷 먹는, 세상 어디에 그런 허황된 꿈이 있을쏜가.


―어잠현 어느 승려의 대나무집(어잠승녹균헌·於潛僧綠筠軒)
소식(蘇軾, 1037∼1101)


* 揚州鶴 : 학을 타고 양주로 감.
“몇 사람이 모여 소원을 말하기를, 양주자사가 되기 바라거나
재물이 많기를 바라거나
학을 타고 하늘로 오르기를 원하거나 했는데,

다른 한 사람이 ‘허리에 10만 관 돈을 두르고 학을 타서 양주로 갔으면 좋겠다.’고 하니
세 사람의 바람을 모두 가지고자 함이었다.”〈事文類聚 後集〉





녹균헌(筠綠軒) /소식(蘇軾)

可使食無肉(가사식무육) 식사에 고기가 없는 건 괜찮아도,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사는 곳에 대나무 없을 수 없네.
無肉令人瘦(무육영인수) 고기 없으면 사람 야위게 하지만,
無竹令人俗(무죽영인속) 대나무 없으면 사람 속되게 한다네.
人瘦尙可肥(인수상가비) 사람이 야위면 살찌울 수 있으나,
俗士不可醫(속사불가의) 선비가 속되면 고칠 수가 없다네.
傍人笑此言(방인소차언) 주위의 사람들은 내 말을 비웃어,
似高還似癡(사고환사치) 고상한 듯하나 실은 어리석다 하네.
若對此君仍大嚼(약대차군잉대작) 만약 이 군자 즐기며 고기 많이 먹는다면,
世間那有揚州鶴(세간나유양주학) 세상에 어찌 양주학이란 말이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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