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월매(臘月梅)ㅡ신라인 최광유
찬 서리 고운 자태 사방을 비춰
뜰 가 앞선 봄을 섣달에 차지했네
바쁜 가지 엷게 꾸며 반절이나 숙였는데
개인 눈발 처름 녹아 눈물어려 새로워라
그림자 추워서 금샘에 빠진 해 가리우고
찬 향기 가벼워 먼저 진 흰 창문 닫는구나
내 고향 개울가 둘러선 나무는
서쪽으로 먼 길 떠난 이 사람 기다릴까
練艶霜輝照四隣 (연염상휘조사린) 비단처럼 고운 서리 빛으로 주위를 비추니
庭隅獨占臘前春 (정우독점납전춘) 뜨락 구석에서 섣달의 봄 홀로 하고 있구나,
繁枝半落殘粧淺 (번지반락잔장천) 번화한 가지 반쯤 지니 단장(丹粧)이 거의 스러진 채
晴雪初消宿淚新 (청설초소숙루신) 갠 눈이 갓 녹아 눈물 새로 머금었네
寒影低遮金井日 (한영저차김정일) 차가운 그림자 나직이 금정(金井)의 해를 가리웠고
冷香輕鎖玉窓塵 (냉향경쇄옥창진) 싸늘한 향기는 가벼이 옥창(玉窓)의 먼지를 잠궜구나
故園還有臨溪樹 (고원환유임계수) 내 고향 시냇가 몇 그루
應待西行萬里人 (응대서행만리인) 서쪽으로 만리 길 떠난 사람 기다리리.
아마 당나라 유학 시절 (대략 890년전후) 지은 위의 최광유(崔匡裕)의 시가
우리나라 시인으로서는 최초로 읊은 매화시일 것이다. 라고 한다.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
桐千年老恒臧曲 (동천년노항장곡) 오동나무는 천년을 묵어도 변함없이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자기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치 않고,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 가지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는다
'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百句國學名言 (0) | 2025.01.07 |
---|---|
입(口)을 속인다(欺) (1) | 2025.01.07 |
촌야(村夜) - 두보(杜甫) (1) | 2025.01.07 |
녹균헌(筠綠軒) /소식(蘇軾) (0) | 2025.01.06 |
소세양 판서와 헤어지며 (0) | 2024.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