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맞은지가 어제 같은데
어느덧 금년 한 해도 한달여 남았다.
누구나 세월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고 말한다.
세월이 빠른 것은 우리가 보내는 1년 365일 열두달
1주일, 하루. 한 시간, 1분, 1초
그 속에서 우리의 인생이 흘러간다.
그러나 우리는 겨우 100년을 채울까말까한 세월 속에서 살아간다.
무궁한 세월, 끝없는 숫자로 볼 때는 참으로 짧디짧은 찰나의 세월 속의 인생일 뿐이다.
우리가 흔히 ‘많다’는 표현으로 ‘억(億)이라는 수(數)를 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억(億)보다는 훨씬 더 큰 수들이 끝없이 펼쳐진다.
'억'의 만배를 '조(兆)',
'조'의 만배를 '경(京)'
여기까지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경'의 만배를 '해(垓)',
'해'의 만 배를 '자(秭)',
'자'의 만 배를 '양'(壤)이라 한다.
또
'양'의 만 배가 '구(溝)',
'구'의 만 배는 '간(澗)',
'간'의 만 배는 '정(正)',
'정'의 만 배는 '재(載)',
'재'의 만 배는 '극(極)'이라 한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극의 억 배 되는 수를 '항하사(恒河沙)'라고 한다.
모래알 같이 많다는 뜻이다.
또,
'항하사'의 억 배를 '아승기',
'아승기'의 억 배를 '나유타',
'나유타'의 억 배를 '불가사의' 라고 한다.
인류에게는 상상불가의 신비의 수이다.
그리고 이 '불가사의'의 억 배 이상을 '무량수'라고 한다.
"참 잘 했어요!"라고 말할때 '잘'의 숫자는 얼마일까?
선생님이 "참 잘 했어요!"라고 할 때, 그 ‘잘’은 어느 정도의 칭찬일까?
보통 '억'은 0이 8개이다.
'잘'은 0이 40개이다.
억.조.경.해.자.양.구.간.
정.재.극.항.아.나.불.무.
'잘'은 '정'에 해당하는 수로 소름끼칠 정도의 칭찬이다.
이 엄청난 수의 세계를 알고 나면,
100년도 못 사는 우리 인생이 얼마나 짧은지를 실감나게 한다.
그러니, 1년이란 세월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순간일 뿐이다.
이 무변광대한 우주, 이 무량대수의 기나긴 시간 속에서
그저 찰나 같은 시간을 왔다가는 우리의 삶이 너무나 초라하고 허무할 뿐이다.
그러나 이토록 촌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일지라도
그 속에서 참 가치가 존재한다는 것은 바로 '인생'의 철학이요 진리이다.
우리의 만남이 소중한 이유도 그러하다.
이 넓은 천지간, 끝없이 흐르는 세월 속의 바로 이 싯점에 이 땅에 태어나서
그 짧은 삶을 사는 동안
얽히고 설킨 세상사의 틈새에서 서로 만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는 확률적으로도 얼마나 귀한 인연일까!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특히 단 두 사람이 만난 '부부의 인연'의 확률은 그 얼마일까!
'1겁'은 '43억 2천만 년'이라고 힌두교에서 말한다.
굳이 위의 숫자가 아니라 1겁이란 세월만 보더라도
가로 15km, 세로 15km 크기의 화강암 반석을
100년에 1회씩 흰 천으로 닦아
반석이 마모되어 없어지는 만큼의 세월이라니 상상불가이다.
소통의 단절,
관심의 단절,
신뢰의 단절은
인간적인 삶이 아니다.
이 짧은 한 인생의 세월 속에 화합하고 서로 사랑하며,
생의 보람과 환희를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숫자의 약속이지만,
이제 그 끝이 없는 숫자와 시간에 대한 개념을 알고 보니
실로 '인간 백세'의 삶은 한 갓 먼지 한 알 만큼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그저 작아지고 작아질 뿐이다..
그러나
한 번 이 세상에 태어난 인생을 어찌 허무하게 살 것인가!
넓고 넓은 세상에서 지금 옆에 있는 사람
또 서로 소통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귀하고도 크나큰 인연일까!
<옮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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