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신 오우가(新五友歌)

甘冥堂 2026. 8. 3. 10:41

고산(孤山) 윤선도가 지은 ‘오우가(五友歌)’는

「산중신곡(山中新曲)」에 수록되어 있는 시조로

수(水), 석(石), 송(松), 죽(竹), 월(月)을 노래한 것이다.

 

“나의 벗이 몇이나 있느냐 헤어 보니 물과 돌과 소나무와 대나무로다.

동산에 달 오르니 그것 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이면 그만이지 또 더하여 무엇하리!

 

구름 빛이 좋다 하나,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 맑다 하나 그칠 때가 하도 많다.

깨끗하고도 그치지 않는 것은 물 뿐인가 하노라.

 

꽃은 무슨 일로 피자마자 빨리 지고, 풀은 어이하여 푸르다가 누래지는가,

아마도 변치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더우면 꽃이 피고 추우면 잎이 지거늘 솔아 너는 어찌 눈 서리 모르는가.

구천(九泉)에 뿌리 곧은 줄 그로 하여 아노라.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키며 속은 어찌 비었는가.

저리하고도 사시(四時)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작은 것이 높이 떠서 만물을 다 비추니 한밤중에 밝은 것이 너 만한 것이 또 있느냐.

보고도 말 아니하니 내 벗인가 하노라.

 

 

 

오늘날에 와서는 인생 후반을 아름답게 보내기 위한 꼭 필요한 다섯 친구로 대신한다.

이름하여 ‘신 오우가(新五友歌)’이다.

 

(1) 처(妻) 또는 부(夫) : 부부는 백년해로하여 노년을 쓸쓸하게 보내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자식을 두었더라도 배필을 대신할 수 없고,

비록 악처 악부(惡妻惡夫)라 하 더라도 없는 것보다 낫고 자식보다 더 의지가 된다.

이름하여 열 효자(孝子)보다는 하나 악자(惡妻)가 더 낫다.

 

(2) 건강 : 건강하지 않고는 의미가 없다.

자신을 좀 더 채찍질하여 잘 돌보자.

빛나는 인생 후반이 그대를 맞이할 것이다.

 

(3) 재물 : 적당한 재물이 있어야 한다.

흔히들 재물을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 한다. 그렇게 많은 재물은 필요하지 않다.

자신의 품위를 지켜주고 친구에게 또는 우연히 만난 선후배에게 밥 한 끼,

술 한 잔 살 수 있는 정도의 여유만 있다면 부자가 아닌 가.

 

(4) 사(事) : 적당한 소일거리를 말한다.

상황의 차이는 있지만, 현대인은 대충 55~65세 정도면 현업 일선에서 물러난다.

앞만 보고 끝없이 달려온 세월, 어느 날 현업 종착 역에 서있는 자신은 당황스럽다.

그러나 당황하지 말자. 마음먹기 나름이다. 자신 123에 조금 더 몰두하자.

 

(5) 우(友) : 통상적인 친구의 개념을 뛰어넘는, 황혼을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벗을 말하며,

동성과 이성을 불문한다.

어쩌면 오우(五友) 중에서 가장 중요할 수 있지만 쉽지는 않다.

일생을 살아오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졌다.

어릴 적 친구부터 초중고 대학교 친구들, 사회활동에서 알게 된 친구들,

그리고 연인들까지 헤아려 보면 참 많다.

그러나 황혼을 같이할 친구는, 많고 많은 친구들 중에서도 그 개념을 조금 축소해 보자.

 

첫째, 가까이 있어야 하고,

둘째, 생각과 사고방식이 비슷해야 하며,

셋째, 같은 취미이면 더욱 좋고,

넷째, 적당한 설렘의 대상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 모두 인생 후반을 맞이하여 꼭 필요한 다섯 친구 신 오우가(新五友歌)를

생각하여 보시는 평안한 행복을 누리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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