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먹는 얘기

여성봉과 오봉

甘冥堂 2007. 10. 8. 08:37

전날의 피곤함을 산행으로 땀을 내어 풀어 볼 요량으로 집을 나섰지요.

집사람이 눈 비비고 일어나 날계란 2개를 종지에 쏟으며 '어머, 들기름을 넣었네.'

궁합이 맞는겐가?

 

하여간 구파발에서 멀리 돌아가는 의정부행 버스를 타고 송추 유원지 입구에 내렸읍니다.

 

오봉.

내 고향 땅이면서도 지난주  처음으로 올라 봤던 오봉입니다.

등산하기엔 아주 좋은 코스더라구요.

혼자서 터덜터덜 올라갑니다.

20분도 안되어 헛구역질이나고 숨이 턱에 걸립니다.

어제 먹은 낮술이 아직도 미성인것 같읍니다.

여성봉까지 무려 5번도 더 쉬며 헉헉대며 올라갔읍니다.

여성봉에서는 그만 내려 가 버릴까. 한참을 망설였읍니다.

산행하면서 이렇게 힘들어 보긴 처음입니다.

 

여성봉.

자연이 만들어 낸 오묘한 여성기.

어쩜 그리도 완벽하게 만들어 놨는지.

음핵에 해당되는 곳에는 조그마한 나무 한그루가 서 있읍니다.

사람들이 히득히득 웃으며 올라가 만지고 쓰다듬고 합니다.

사진을 한컷 담으려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올라가 쓰다듬는 바람에  못 찍었읍니다.

대신 어느 자료를 인용해 올립니다.

 

오묘하지요?

 

여기서 오봉까지는 1.2 키로.

천천히 올라갑니다. 멋진 오봉이 멀리서 보입니다.

 여성봉에서 바라본 오봉

 

 오봉 정상에서

 

 암벽등반도 합니다.

 

 

 

자연의 질서에는  음이 있으면 반드시 양이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여성봉이 있으면 남성봉도 있어야 되는것 아닙니까?

혹시 이 봉우리가 남성봉(?) 아닐까요?

 그럴듯 하기는 한데.  주변 숲(?)도 그럴듯 해.

.... 너무 외경스럽나요?

하여간

이치상으로는 남근석이 있어야 합니다

(일단 우겨 봅니다) 

 오봉 전경입니다.

아기자기한게 무척 아름답지요?

 

속이 탁 트입니다.

헛구역질도 대강 멈춘것 같읍니다.

멀리 만경대를 돌아 사패산 능선을 탈까 하다가

그냥 송추 폭포쪽으로 내려왔읍니다.

 지난번엔 수량이 많아 좋았는데, 오늘은 많이 줄었군요.

 

간단한 산행이었읍니다.

그러나 엄청 혼이 났읍니다.

평소 몸 관리를 잘 해야겠구나.

버스를 기다리면서 보니 멀리 오봉 위로 헬기가 돌고 있읍니다.

문득 겁이 납니다.

 

집에 오는 길에 백화점에 들러 생닭을 2 마리 샀읍니다.

찹쌀죽이 속이 허한데 아주 좋다는군요.

백화점 아줌마가, 어느 산에 갔다 오세요 하며 관심을 갖읍니다.

그 아줌마도 일요일엔 산에 가시고 싶겠지요.

 

닭죽을 두 그릇이나 먹고 아주 편안한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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