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개는 주인집 가난한 걸 싫어하지 않는다.

甘冥堂 2011. 5. 7. 09:41

어버이 날입니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은  당신보다 자식들이 아름답고 훌륭하고, 그리고 잘살기를 바랍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안되기를 바라겠습니까? 내리사랑이라는 말도 있는데.

 

발표에 보면 늙어서 자식과 함께 살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이(10.8%), 자식집 근처에 독립된 공간에서, 또는 노인 전용시설에서 살겠다는 사람이 거의 대다수(76.0%)입니다.

여성가족부의 기혼남녀를 대상으로한  여론 조사에서는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도 내 가족이야라는 응답이 23.4%밖에 안된다는군요. 역으로 해석하면,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는 내 가족이 아니야라는 대답이 76.6%가 되는 꼴이니. 이들이 늙은이가 될 때쯤이면 할머니 할아버지라는 단어가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너무 심한가요?

 

 자식들에게 있어 부모라는 게 , 그 부모가 잘나가 이용가치가 있을 때에는 서로 차지하려고 다툼하는 농구공이지만, 퇴직하고 별 볼일 없어지면 자식들간에 서로 떠 넘기려는 배구공 같이 되고, 더 늙어 병들어 골골할 때에 이르러서는 발로 차버리는 축구공같은 신세가 된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곡조가 슬퍼집니다. 서로 안 빼앗기려고 죽어라 끌어안는 럭비공 같은 부모가 되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중국에 '자식은 어머니 못생긴 것을 싫어하지 않고, 개는 주인집 가난한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개는 총명합니다. 한 거지가 비루한 개를 데리고 다니면서 동냥하면 그 밥을 사람과 개가 나누어 먹습니다. 그 개는 좋은 곳 부잣집도 많은데 오직 그 거지만을 따라 다니면서 배를 굶주립니다.

어머니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믿는 분입니다. 비록 늙어가기는하나 절대로 추하지는 않습니다.

잘 배우고 사회적 지위도 꽤 높은 소위 잘 나가는 아들이 있습니다. 그집에 친구가 찾아가니, 웬 남루한 노파가 茶를 내오고 청소를 합니다. 도우미인줄 알았으나 훗날 들으니 그 잘나가는 친구의 어머니였습니다. 잘나가는 자식은 늙고 추한 어머니를 친구에게 소개하기가 부끄러웠던 것이지요.

 

단지 거지 주인 곁을 떠나버리면 그만인 개는, 인간의 기준으로 보았을때 똑똑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간보다는 순수합니다.

'자식은 어머니 못생긴 것을 싫어하지 않고, 개는 주인집 가난한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과연 이 말이 맞는말인가요? 이제 이 말은 개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된 게 아닌가요?

 

늙으신 부모에게 오늘 어버이날이 '잊혀진 기념일'이 된다면 우리 사는 게 너무 황량하지 않은가요?

오늘 어버이 가슴에 꽃 한송이 달아 주며 임무 완수했다, 아니면 봉투 하나 불쑥 내미는 것으로 금년 효도 끝냈다 하지는 않으시겠지요?

5월8일 어버이 날.

이 날을 왜 기념일로 만들어 놓고, 부모 자식의 마음을 괴롭게 만드는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