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꽃에서 사는 벌레는 날개와 수염에서 향기가 나지만.

甘冥堂 2011. 8. 7. 22:15

'꽃에서 사는 벌레는 날개와 수염에서 향기가 나지만

더러운 곳에서 사는 것은 꿈틀거리고 숨쉬는 모양이 아주 추하다.

만물이 실로 이러하니 사람 또한 당연히 그러하다.

봄볕같고 비단같은 환경에서 지란 사람은

먼지 구덩이 더러운 곳에 빠져있던 사람과는 반드시 다른데가 있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수염과 날개가 향기를 지니지 못할까 두렵다.'

 

이 글은 조선 후기, 북학파의 한 분인 박제가(1750~1805)선생의  고동서화(古董書畵) 에 있는 글입니다.

북경의 화려한 유리창 거리의 번쩍거리며 형용할 수 없는 화려한 것을 보고, 어떤 사람은

"부유한 것이기는 하나 백성을 살리는데는 도움이 안된다. 모두 불태워 버린들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푸른 산, 흰 구름은 모두 입고 먹는 것이 아닌데도 사람들은 그것을 사랑한다."

라며 그들의 주장을 일축합니다.

 

박제가 선생은 경세론에서,

당시 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가난과 고루한 습속(習俗) 두가지로 파악하여. 가난의 구제와 습속의 변혁을 시대적 과제로 제기하였습니다. 가난과 습속은 교차하면서 서로 원인과 결과가 되지만 굳이 선후를 가리자면 가난보다는 습속의 고루함이 더 근본적인 문제상황이라고 보았습니다.

그에게는 가난의 구제보다는 변속(變俗)이 더 궁극적 과제였다고 할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절대빈곤, 가난의 대물림. 빈부격차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많은 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때에,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빌려 해결해 볼 수는 없을까요?

지금 시점에서도 습속의 변혁을 우선이라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 우람한 나무의 꼭대기에서 받는 햇볕과 그 나무 밑둥의 이끼가 받아야하는 햇볕의 양이 반드시 같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닥의 이끼에게도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햇살은 반드시 필요한 법입니다.

소위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대기업들과 중소기업이 공존 공생해야 나라가 부흥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바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으니, 약한 자를 강탈하여 부자들만 살찌운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 아니겠습까?

 

이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대별하여 똑 같은 논리로 대비를 하는 것은 분명 모순이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는 그렇게 주장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해의 폭이 상당한 수준 벌어진 결과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간극을 메꾸는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런 상태가 누적된다면 시회적 저항이 반드시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벌써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의 구현에는 먼저 힘있는 자의 배려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공정사회는 그저 말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그에 따른 정책적 실천이 있어야 합니다. 복지니 무상급식이니 반값 등록금이니하는 다분히 포플리즘적인 쓸데없는 정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당장 시급한 청년 일자리 늘리기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가난의 구제나 구습의 타파라는 용어는 더이상 지금의 사회에서 쓸 수 있는 단어는 아닙니다마는, 우리 젊은이들도 비록 지금은 힘들고 괴롭지만 열심히 그리고 과감히 삶을 개척하시길 바랍니다.

무언가는 일을 해야 합니다. 기다린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니, 무슨 일이든 손에 잡히는 데로 시작하십시요.

하다보면 길이 열리게 되어있습니다. 불평 불만에 넋놓고 앉아 삼년을 기다리는 것과, 창업을 하든, 막일이라도 하여 삼년을 부대끼는것, 어느 것이 참다은 길이겠습니까?

 

대학 졸업장? 그거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그 대학 졸업장이 때론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내가 그런 하찮은 일을 어떻게 해?  그러나 세상은 그리 간단치가 않습니다.  누군들 흰 넥타이 매고 시원한 사무실 책상에 앉아 커피 홀짝거리고 싶지 않겠습니까? 외국인들이 하는 업종, 소위 3D 업종이면 뭐 어떻습니까?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것입니다. 요는 마음의 문제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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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가 선생이  "우리 국민의 수염과 날개가 향기를 지니지 못할까 두렵다" 라고 우려하던 바가

그냥 기우이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