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月灘 박종화의 삼국지를 다시 읽으며

甘冥堂 2011. 9. 22. 13:06

           노래

굼실굼실 흘러서 동으로 가는 긴 강물,

낭화(浪花)물거품이 영웅들의 시비성패

다 씻어가 버렸네.

 

머리를 들어 돌이켜보니

어허 모두 다 空이로다.

푸른 산은 예와 같이 의연히 있네.

몇 번이나 석양볕이 붉었다가 꺼졌더냐.

 

백발이 성성한 어부와 초부한이 가을달

봄바람을 언제나 바라보며,

 

한병 막걸리로 기쁠사 서로 만나,

고금의 허다한 일 소담 속에 부쳐 보네.

 

浪浪長江東逝水   (낭랑장강동서수)

浪花淘盡英雄      (낭화도진영웅)

是非成敗轉頭空   (시비성패전두공)

靑山依舊在         (청산의구재)

幾度夕陽紅         (기도석양홍)

白髮漁樵江渚上   (백발어초강저상)

慣看秋月春風      (관간추월춘풍)

一壺濁酒喜相逢   (일호탁주희상봉)

古今多少事         (고금다소사)

都付笑談中         (도부소담중)

 

천하 대세란 나누면 반드시  합해지고 합하면 반드시 나뉘어지는 법이다.

周의 말년에 일곱 나라로 나뉘어 다투다가 秦에 병합이 되었고, 진이 2世로 망할 때

楚와 漢이 다투다가 한에 병합이 되었다.

삼국지는 이렇게 시작된다.

한나라가  魏蜀吳로 다시 나뉘어 지는 과정이 삼국지 소설이다.

 

1986년版 월탄 박종화 선생의 삼국지.

글이 시작되기 전의 이 노래는 월탄이 지었는지, 원본 연의에 있는 것인지 그에 대한 설명이 없다.

삼국지를 읽기 전 느낌과, 다 읽은 후 이 노래를 감상하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영웅호걸의 흥망성쇠가 강가의 어부와 땔나무꾼의 이야기꺼리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읊은 것이

과연 대가의 경지라 아니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