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秋聲賦 / 구양수(歐陽修)

甘冥堂 2011. 10. 1. 21:09

 

秋聲賦 / 구양수(歐陽修)

 

歐陽子方夜讀書 聞有聲自西南來自 悚然而聽之曰 異哉.!

구양자방야독서  문유성자서남래자   송연이청지 왈  이재

初淅瀝以蕭颯 忽奔騰而澎湃 如波濤夜驚 風雨驟至 其觸於物也  錚錚 金鐵皆鳴

초석력이소삽  홀분등이팽배   여파도야경  풍우취지  기촉어물야   창창쟁쟁  금철개명 .

又如赴敵之兵 銜枚疾走 不聞號令 但聞人馬之行聲.

우여부적지병  함매질주  불문호령  단문인마지행성

 

구양자가 밤에 책을 읽고 있다가 서남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섬찟 놀라 귀 기울여 들으며 말했다. 이상하구나!

처음에는 바스락 바스락 낙엽지고 쓸쓸한 바람부는 소리더니 갑자기 물결이 거세게 일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 같은데, 그것이 물건에 부딪쳐 쨍그렁 쨍그렁 쇠붙이가 모두 울리는 것 같고

또 마치 적진으로 나가는 군대가 입에 재갈을 물고 질주하는 듯 호령소리는 들리지 않고 사람과 말이 달리는 소리만이 들리는 듯했다. (淅瀝:낙엽지는 소리 蕭颯:바람소리 驟至:갑자기 들이 닥침 銜枚:재갈)

 

予謂童子 此何聲也 汝出視之

여위동자  차하성야  여출시지

童子曰 星月皎潔 明河在天 四無人聲 聲在樹間

동자왈  성월교결  명하재천  사무인성  성재수간

予曰 嘻嘻悲哉! 此秋聲也 胡爲乎來哉?

여왈  희희비재!  차추성야  호위호래재

蓋夫秋之爲狀也 其色慘憺 煙匪雲斂 其容淸明 天高日晶

개부추지위상야  기색참담  연비운렴   기용청명  천고일정

其氣慄冽 砭人肌骨 其意蕭條 山川寂廖

기기율렬  폄인기골  기의소조  산천적료

 

내가 동자에게 물었다. 이게 무슨 소리냐? 너 좀 나가 보아라.

동자가 말했다. 별과 달이 밝게 빛나고 하늘엔 은하수가 걸려 있으며, 사방에는 인적이 없으니 그 소리는 나무 사이에서 나고 있습니다.(皎潔:밝고 깨끗함)

나는 말했다. 아, 슬프도다! 이것은 가을의 소리구나. 어찌하여 온 것인가?

저 가을의 모습이란 그 색은 암담하여 안개는 날아가고 구름은 걷힌다. 가을의 모양은 청명하여 하늘은 드높고 태양을 빛난다.

가을 기운은 살이 저미도록 차가와 피부와 뼛속까지 파고들며, 가을의 뜻은 쓸쓸하여 산천이 적막해진다.

 

故其爲聲也 凄凄切切 呼號憤發 豊草錄縟而爭茂 佳木濍蘢而可悅

고기위성야  처처절절  호호분발  풍초녹욕이쟁무   가목총롱이가열

草拂之而色變 木遭之而葉脫 其所以摧敗零落者 乃一氣之餘烈.

초불지이색변  목조지이엽탈   기소이최패영락자   내일기지여렬.

 

그러기에, 그 소리가 처량하고 애절하여 울부짖는 듯 떨치고 일어나는 듯한 것이다. 풍성한 풀들은 푸르러 무성함을 다투고, 아름다운 나무들은 울창하게 우거져 볼만하더니,(錄縟, 濍蘢:푸르게 무성한것)

풀들은 가을이 스쳐지나가자 누렇게 변하고, 나무는 가을을 만나자 잎이 떨어진다. 그것들이 꺾여지고 시들어 떨어지게 되는 까닭은 바로 한가을 기운이 남긴 매서움 때문이다.

 

夫秋刑官也 於時爲陰 又兵象也 於行爲金 是謂天地之義氣 常以肅殺而爲心

부추형관야   어시위음  우병상야  어행위금 시위천지지의기   상이숙살이위심

天之於物 春生秋實 故其在樂也 商聲主西方之音 夷則爲七月之律

천지어물  춘생추실  고기재악야  상성주서방지음   이칙위칠월지율

商傷也 物旣老而悲傷 夷戮也 物過盛而當殺.

상상야  물기로이비상  이륙야  물과성이당살.

 

가을은 刑官이요 때로 치면 陰의 때요, 전쟁의 象이요, 오행의 金에 속한다. 이는 천지간의 정의로운 기운이라 하겠으니 항상 냉엄하게 초목을 시들어 죽게 하는 본성을 지니고 있다.

하늘은 만물에 대해 봄에는 나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게 한다. 그러므로 음악으로 치면 가을은 商聲으로 서방의 音을 주관하고, 이칙(夷則)으로 7월의 음률에 해당한다.

商은 傷의 뜻이다. 만물이 이미 노쇠하므로 슬프고 마음 상하게 되는 것이다. 夷는 육(戮)의 뜻이다. 만물이 성한 때를 지나니 마땅히 죽이게 되는 것이다.

 

嗟乎! 草木無情 有時飄零 人爲動物 惟物之靈 百憂感其心 萬事勞其形

차호! 초목무정   우시표령  인위동물  유물지령  백우감기심  만사로기형

有動于中 必搖其精 而況思其力之所不及 憂其智之所不能

유동우중  필요기정  이황사기력지소불급   우기지지소불능

宜其渥然丹者爲槁木 然黑者爲星星.

의기악연단자위고목   이연흑자위성성.

奈何非金石之質 欲與草木而爭榮 念誰爲之戕賊 亦何恨乎秋聲?

내하비금석지질  욕여초목이쟁영   염수위지장적   역하한호추성?

童子莫對 垂頭而睡 但聞四壁 蟲聲喞喞 如助予之歎息.

동자막대  수두이수  단문사벽  충성즉즉  여조여지탄식.

 

아! 초목은 감정이 없건만 때가 되니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도다. 사람은 동물 중에서도 영혼이 있는 존재이다. 온갖 근심이 마음에 느껴지고 만사가 그 육체를 수고롭게 하니,

마음속에 움직임이 있으면 반드시 그 정신이 흔들리게 된다. 하물며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그 지혜로는 할 수 없는 것까지 근심하게 되어서는,

마땅히 홍안이 어느새 마른 나무 같이 시들어 버리고 까맣던 머리가 백발이 되어 버리는 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다. (渥然:붉고 윤이나는 모양, 然 : 머리가 새까만 것)

金石과 같은 바탕도 아니면서 어찌하여 초목과 더불어 번영을 다투려 하는가? 생각건대 누가 저들을 죽이고 해하고 하는가? 또한 어찌 가을의 소리를 恨하는가?(戕賊:죽이고 상해함)

동자는 아무 대답 없이 머리를 떨구고 자고 있다. 단지 사방 벽에서 벌레우는 소리만 찌륵찌륵 들리는데, 마치 나의 탄식을 돕기나 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