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논문류

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

甘冥堂 2012. 10. 12. 15:41

독일의 사회학자 엘리자베스 벡 게른스하임의 『 가족 이후에 무엇이 오는가?』(1998)에 대하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세상 온갖 거짓과 사기가 판을 치는 험한 세상에서도 분명히, 그리고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나를 낳아준 '엄마'였던 것입니다.

엄마가 가짜 일 리가 없는 것입니다.

이제 그 믿음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읍니다. 나를 낳으신 어머니도 나의 친 엄마가 아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아기를 가지고 싶다.

머리 총명하고, 잘 생기고 건장한 아기를 갖는 게 모든 엄마들의 소망입니다.

바로 해결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원하기만 하면 즉시 그런 아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S대학생, 또는 여러분들 좋아하는 판검사. 의사, 가수, 연예인, 운동선수 등.

이런 종류의 자식을 원하신다구요? 아주 간단합니다.

그들의 정자를 구해서, 또 그들의 난자를 구하여 그것들을 체외수정 시켜서 자기 자궁에 넣어 직접 낳던,

아니면 몸 건강하고 젖 잘나오는 인도 또는 아프리카 여성의 배를 빌려, 즉 대리모를 구하여 10달 후에 아기를 낳아

데려오던, 그러면 되는 것입니다.

금전적인 것이 문제가 될 뿐, 과학의 발달이 이런 정도는 이미 누워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운 일이 된 것입니다.

 

이 아기가 과연 나의 자식일까요?

서양의 삐뚤어지고 오만한 사회학자, 철학자들은 확신합니다. 틀림없는 당신의 자식이라고.

비록 피 한 방울, 유전인자, DNA 하나 안 받았어도 그건 내 의지가 낳은 것이니 내 자식이라고 우기는 것입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애비 에미가 누군지도 모르는 자식을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계약과 소유권이 있다는 것과, 내 핏줄이라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인데도 말입니다.  

 

또 다른 면에서,

성인 한쌍과 그들이 낳은 자식이 한 집안에서 오손도손 사는 것이 일종의 표준 가정입니다. 정상가정이지요.

아버지는 밖에 나가 돈 벌어오고, 아내는 집안에서 애기 기르고 살림하고..

이제 이런 정상가족을 주장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합니다.

 

여성 학자들은 주장합니다.

정상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정의롭지 못한 가부장이 가족을 지배하는 폐해를 가져왔다고 비판하면서,

성별간 위계를 포함한 정상가족의 모델을 극복하는 개념으로 부부관계를 '동반자 관계로' 만들 것을 요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정상 가족의 모델은 폐기됐으며 '가족은 다양하다'는 인식이 뿌리내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동반자 관계'란 어떤 관계를 말하는 것인가요?

부부가 언제 동반자 관계가 아닌적이 있었나요?

또 '가족은 다양하다'라는 말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가요?

 

이런 우스개도 있습니다.

"여보, 당신 애하고 내 애가 우리 애를 때리고 있어요."

이 무슨 콩가루 집안인가요?

서양인들 혹은 여권을 주장하는 것이 이런 가족 관계를 말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입양아, 동성커플과 그들이 낳은 아기, 혈연이라고는 전혀 섞이지 않은 가족, 해외 이주를 통해서 생겨난 가족...

다양한 가족입니다.

 

이런 형태의 가족구성을 원하는 것인지, 당연히 그래야 되는 것인지,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자기만의 독자적인 삶에 대한 욕구와 '계획된 가족'과의 결합이 새로운 가족형태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결혼과 임신, 출산, 자녀교육, 부양등 가족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계획수립'과 '선택의 최적화'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계획하고 선택한다? 

과연 그런 능력있는 사람들이 이 사회에 얼마나 될까요. 아마 아주 우수하고 뛰어난 몇 명은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머지 일반인들에게는 불가능한, 꿈과 같은 '계획과 선택'이 될것입니다.

 

아예 결혼이라는 제도가 없어지지는 않을까 모르겠군요.

자식은 뭐하러 납니까? 신자유주의 시대에 실업의 위험성은 점점 높아져 젊은이들이 아이 갖기를 포기하는데.

이참에 아예 결혼도 가정도 다 포기하고 혼자서 살아가는 게 최선의 삶이 되지 않을까요?

 

우리가 서양에게서 배울 건 배우되, 그들이 한다고 무작정 추종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들은 태초에 유목민의 피를 타고 난 종족들입니다.

언제든 어느 때든 말 타고 떠나 버리면 그만인, 그런 기질의 유전인자가 박혀 있습니다.

반면 동양의 농경문화는 이와는 다른 것입니다.

정착해 살면서 조화로운 사회, 그리고 절제있는 가정을 꾸리고 사는 게 자연에 합당하고 인륜에 맞는 것입니다.

무질서하고 반 인륜적이고 난삽하게 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서양의 잘못된 사상을 아무 생각없이 무 비판적으로 수용하려는 학자들이, 참으로 한심한 것입니다.

 

'학술.논문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 중국에 대한 이해와 의문  (0) 2012.12.14
서양의료가 삶에 개입하는 어떤 관점  (0) 2012.10.18
통신언어 분석  (0) 2012.05.31
아편전쟁과 중국의 굴욕  (0) 2012.05.23
홍수전과 태평천국의 난  (0) 201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