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동의학

鍼灸經驗方 序文 1

甘冥堂 2015. 5. 29. 12:09

許任은 노비 출신의 鍼醫로서 선조 및 광해군 때의 명의다.

선조 31년(1596)부터 침의로서 대궐에 들어가 진료하였는데 그 공로를 인정받아 東班의 位階를 받았으며

광해군14년(1622)에는 임금을 치료한 공덕으로 남양부사의 직책을 받았으며 조선에서 으뜸가는 침의라는 평을 받았다.

이하는 그의 저서 침구경험방의 서문 중 앞 부분이다. 다음에는 보사법을 비롯한 후편을 싣기로 한다.

 

옛 醫家書에 이르기를 "사기가 모이면 원기는 반드시 부족하게 된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예삿사람의 질병은 거의 다 음식을 알맞게 조절해 먹지 못하고 술과 계집에 지나치게 빠져서 몸이 허약해진 틈을 타고 침입한 風 寒 暑 濕邪에 의해 경락과 營衛가 막혀서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오로지 그 病巢를 분명하게 안 다음, 반드시 침과 뜸으로 허약해진 원기를 회복시키고 왕성한 사기를 말끔히 없애어 그 기혈의 운행을 순조롭게 할 따름이다.

 

치료에 앞서 그 병소의 피부색을 살필 때 만약 색깔이

청색이면 통증,

흑색이면 風痺.

백색이면 寒症,

황색이나 적색이면 熱症과 관련이 있다. 

 

風 濕 寒 熱邪는 모두 다섯 가지 색깔로 나타나는데 만약

寒邪가 심하면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고 뼈가 아프며,

熱邪가 심하면 근육이 이완되고 뼈가 마른다.

오한이 나고 몸이 차면 寒症이며, 오한은 나지만 몸이 뜨거우면 熱症이다.

 

또, 대개 두통은 寒邪로 인해서 생기지 않으며 복통은 熱邪로 인하여 생기지 않는다.

무릇 아픈 데가 일정하지 않고 자주 변하는 것은 風邪가 침입한 것이며,

아픈 데가 일정하고 피부가 빨개지며 화끈거리는 것은 곪을 조짐이다.

또는 피부가 붓고 가렵거나 아프지 않는 것은 痰症이며,

머리가 아찔하고 눈앞이 캄캄한 것은 담증을 수반한 風症이다.

 

무릇 痰이 心竅에 침입하면 정신이 혼미해져서 헛소리를 하고,

脾와 胃 사이의 협동 운동이 실조되면 음식을 먹지 못한다.

중풍에 걸리면 또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痰厥이 발작해도 머리가 아프고 구토를 한다.

 

거의 모든 통증과 가려움. 瘡瘍(창양: 부스럼과 종기)은 모두 심장과 관련이 있으며,

온갖 풍증으로 어지럼증이 있으면서 머리를 흔들거나  팔다리를 떠는 것은 모두 肝과 관련이 있고,

온갖 濕症으로 몸이 붓는 것은 모두 脾와 관련이 있으며,

온갖 기침과 천식은 모두 肺와 관련이 있고,

온갖 骨痛과 근육통은 모두 腎과 관련이 있으며,

모든 뼈마디는 膽과 관련이 있다.

이것은 醫家들이 반드시 알아야할 중요한 사항이고 병을 진단하는 지름길이며, 어리석은 나 또한 평생토록 비결로 알고 써 왔다.

 

무릇 사람의 손발에는 각각 3개의 陰經과 3개의 陽經이 분포되어 있는데 모두 합쳐서 12經脈이다. 손에 분포되어 있는 3개의 음경은 가슴에서 시작하여 팔 안쪽을 지나 손끝에 이르고, 3개의 양경은 손끝에서 시작하여 머리에 다다른다. 발에 분포되어 있는 3개의 양경은 머리에서 시작하여 발끝에 이르고,  3개의 음경은 발끝에서 시작하여 배로 들어간다.

 

絡脈이 온 몸에 기혈을 쉼없이 공급하는 까닭에 經脈은 음양을 통하여 온 몸을 자양하는데 중초에서 시작하여

手太陰肺經과 手陽明大腸經으로 운행하고, 

手陽明大腸經은 足陽明胃經과 足太陰脾經으로 운행하며 

足太陰脾經은 手少陰心經과 手太陽小腸經으로 운행하고 

手太陽小腸經은 足太陽膀胱經과 足少陰腎經으로 운행하며

足少陰腎經은 手厥陰心包經과 手少陽三焦經으로 운행하고,

手少陽三焦經은 足少陽膽經과 足厥陰肝經으로 운행하며

足厥陰肝經은 다시 手太陰肺經으로 운행한다.

 

그 기의 운행은 항상 새벽녘을 기준으로하여 낮에도 25회 밤에도 25회 운행하는데 오늘날의 24시간과 거의 맞먹는다. 밤낮을 쉬지 않고 운행하는 횟수는 천체의 度數와 같으며 근육과 관절. 피부. 腠理의 사이를 끊임없이 운행한다. 경맥 속을 운행하는 氣를 골짜기를 흐르는 물에 비유할 수 있는데 만약 장애물이 있어서 흐르지 못하면 반드시 그 장애물을 없앤 뒤에야 다시 흘러갈 수 있다. 그 증세를 살핀 다음 증상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데 막혀서 통하지 않는 곳을 소통시킬 때 모름지기 大禹가 開川으로 물이 흘러가게 한 뜻을 본받아야 비로소 병을 치료할 수 있다.

 

河陽사람 許任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