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신조어로 본 중국증시

甘冥堂 2015. 9. 24. 08:34

어제 인사동의 어느 술집에서 중국인 여행자들과 함께 술을 마시게되었습니다.

말이 입에서만 뱅뱅돌 뿐, 전혀 두 단어 이상은 발설이 되지 않습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옆의 친구에게 쪽팔리기도 하고...

 

술값이 중국에 비해서 어떠냐, 중국사람도 노가리, 먹태를 먹냐. 노가리를 중국말로 뭐라 하는가.

중국의 술값은 어느 정도인가. 중국 사람들도 맹자나 공자를 배우냐... 등

이런 간단한 대화도 안 되니, 지금까지 도대체 뭘 했나?

일상 대화도 그럴진데, 경제용어 같은 전문적인 것에 관해서는 어디 입이나 열어보겠나?

해서 신문에 난 기사를 스크랩하여 연습 해 보고자 합니다.

 

 

신조어로 본 중국 증시

 

牛市的大風, 猪能飛起來

강세장의 큰 바람에 돼지도 날 수 있었는데 (우시적대풍, 저능비기래)

滿倉踏空, 哀鴻遍野

어느새 몰빵에 깡통, 유리걸식하는 피난민의 행렬 (만창답공, 애홍편야)

궈자두이(國家隊·국가대표)- 반드시 이길 수 있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 국제경기에 출전하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구호가 아니다.

여기서 국가대표는 중국을 대표하는 스포츠팀이 아니다.

추락하는 증시 부양을 위해 손잡은 중국인민은행과 중국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위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국자위)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 정부 기관이 앞장서 증시를 떠받쳐야 한다는 기사다. 이들 기관은 증시가 위기에 빠지면 나타나는 해결사다.

국가대표의 등장은 주가 상승을 예고하는 선행지표인 셈이다.

 

 주스(救市·시장 구하기)’에 나선 결과다. 국가대표들은 일사불란했다.

양치(央企·중앙국유기업)를 관리하는 국자위는 주요 국유기업과 대주주의 주식 처분도 6개월간 금지했다.

구자이(股災·주가 폭락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가 국가의 위기로 번지는 걸 막으려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샤오바이(小白·초보투자자)’의 등장이 과열의 신호였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으로 지갑이 얇아진 중국인에게 증시는 일확천금을 향한 해방구였다.

주가가 고공행진하며 시장은 비이성적 과열에 휩싸였다.

5월 말 현재 중국 내에 개설된 증권 계좌는 21316만 개다. 개인투자자는 9196만 명으로 공산당원(8800만 명)보다 많다.

투자자 70%가량이 샤오바이다.

 

가장 겁없는 투자자는 주링허우(90·90년대 출생). ‘아침 먹을 돈도 남기지 않고 몰빵(滿倉)’했다.

30대인 바링허우(80·80년대 출생)는 자산 80%를 주식에 쏟아부었다.

2007년 증시 대폭락을 겪은 치링허우(70·70년대 출생)는 자산의 50%만 증시에 넣었다.

금과 보석을 사들이던 다마(아주머니)도 가세하며 금융 모계사회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다수(아저씨)가 증시로 몰려들며 주식과부’(股票寡婦)도 속출했다. 이런 단어들이 쏟아지는 건 시장이 벼랑 끝으로 다가간다는 신호다.

 

 불붙는 시장에는 불쏘시개가 있다. 이른바 티차이구(題材股·테마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개를 내밀었다.

연관어는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과 이다이루(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다.

정부 정책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정처스(政策市·정책에 좌우되는 시장)’가 낳은 가이거훙리(改革紅利·개혁 보너스)’.

 

 상장 첫날 44% 오른 것을 시작으로 2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창팅(漲停·상한가)이란 별명이 붙었다.

다크호스를 뜻하는 헤이마(黑馬·예상을 뛰어넘어 급등한 주식)’였다.

 

 신주 불패’(新股不敗) 신화는 붕괴의 전조였다. 대박을 향한 사다리인 동시에 주가 추락을 불러오는 양날의 칼이 됐다.

IPO로 자금이 쏠리며 주가는 하락했다. 공모주를 사려고 기존 주식을 처분해서다.

 

 불길한 조짐에도 탐욕에 사로잡힌 개미는 거세게 돌진했다. 5~6월 광풍이 불었다. ‘펑뉴(미친소, 강세장)’가 날뛰었다.

펑커우상더주(風口上的猪·바람 구멍 앞에 선 돼지)’란 말도 나왔다.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최고경영자(CEO)가 말한 바람 목에 서 있으면 돼지도 날 수 있다(只要站在風口, 猪也能飛起來)”를 변형한 것으로

돼지가 날아오를 만큼의 열풍이었다. 낙관은 환상을 낳았다. 코끼리도 미친 듯이 춤췄다(大象狂舞). 돈이 돈을 벌었다.

유첸런싱(有錢任性·돈만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이 인구에 회자됐다.

 

 빚은 탐욕을 부추겼다. 너도나도 빚을 내 주식을 샀다. 신용거래 잔액은 5월에 이미 2억 위안을 돌파했다.

장외 신용융자 거래인 페이쯔(配資)는 더 위험했다. 융자액은 약 4400억 위안으로 추산됐다. 강력한 위험 신호였다.

 

 시장은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수도꼭지를 튼 자금이 증시로 밀려왔다. 실상은 모래성 위에 쌓은 탑이었다.

이른바 강간뉴스(레버리지 강세장)’. 하루에도 급등과 급락을 오가는 널뛰기 장세인 루스(鹿市·사슴 시장)와 허우스(원숭이 시장)가 찾아왔다. 한 달여 만에 증시에서 35000만 달러가 증발했다. 펑뉴가 슝스(熊市·약세장)로 돌변했다. ‘구선(股神·주식의 신) 전설은 신기루였다.

개미투자자는 만창타쿵(滿倉踏空·몰빵해 산 종목이 오르지 않는 것)’을 되뇌었다.

인생 최대의 슬프고 고통스러운 일은 가오웨이젠창(高位建倉·고점에서 주식을 산 것)’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거러우(割肉·손절매)’가 횡횡했다. 빚더미에 올라앉은 투자자는 자살을 택했다.

아이훙볜예(哀鴻遍野·유리걸식하는 피난민이 가득한 상황)’였다.

 

 그러자 깜짝 놀란 국가대표들이 고삐를 세게 쥐었다. 미친 소와 곰을 오가던 시장은 만뉴(慢牛)’로 순해졌다.

시장이 느린 걸음으로 4000 고지를 밟으며 개미는 다시 화색을 찾았다.

증시를 젠캉뉴(建康牛·기본 체력이 튼튼한 상승장)’로 길들여 4500선에 세우는 것이 국가대표들의 목표다.

 

(이를 올려주신 신문기자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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