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哀絶陽 남자가 스스로 양물을 자르니 이를 슬퍼함

甘冥堂 2016. 1. 13. 06:38

애절양 (哀絶陽) / 다산 정약용

 

蘆田少婦哭聲長   갈대 밭 마을 젊은 아낙 통곡 소리 길어

哭向縣門呼穹蒼   군청의 문 향해 울며 하늘에 호소하네.

夫征不復尙可有   정벌 나간 지아비 돌아오지 않을 수는 있어도

自古未聞男絶陽   예로부터 사내가 양물을 자른다는 말 못 들었네

舅喪已縞兒未澡   시아버지 상 이미 지났고 명주에 싼 아기 마르지도 않았는데,

三代名簽在軍保   (할애비 아비 손자) 3대의 이름이 군적에 올랐네.

言往愬虎守閽   한말씀 하소연 하러 가니 호랑이 같은 문지기 (관청에) 지켜 섰고,

里正咆哮牛去皁   이정은 호통치며 마굿간 소마저 끌고 가네.

磨刀入房血滿席   칼 갈아 들어간 방에 흘린 피 자리에 흥건하고

自恨生兒遭窘厄   (남편은) 아이 낳아 액운을 만났다 한탄하네.

蠶室淫刑豈有罪   누에치던 방에서 불알 까던 형벌 어찌 죄가 있어서랴

閩囝去勢良亦慽   민 지방의 아이 거세 풍습 또한 비통했네. 1)

生生之理天所予   (자식) 낳고 살아가는 이치 하늘이 주시는 일

乾道成男坤道女   하늘의 도는 아들 주고 땅의 도는 딸을 주지

騸馬豶豕猶云悲   말이나 돼지 거세도 가엾다 말하거늘

況乃生民思繼序   하물며 백성들 자손 잇는 일에 있어서랴

豪家終歲奏管絃   부호들은 일 년 내내 풍악을 울리건만

粒米寸帛無所捐   쌀 한 톨 비단 한 치 내놓는 일 없더구나

均吾赤子何厚薄   우리 같은 백성인데 어찌하여 후하고 박한가

客窓重誦鳲鳩篇   객창 客窓에서 거듭 시구편 鳲鳩篇만 외우노라 2)

 

 

穹蒼:유대교 세계 구분 하나 하늘. 縞: 비단. 명주 호.  簽: 농 첨. 서명하다.  閽:문지기 혼.皁:하인 조. 마굿간

 窘: 막힐 군. 閩:종족이름 민. 지금의 복건성. 囝:아이 건.  騸: 불알 깔 선. 豶: 불알 깐 돼지 분.  捐: 버릴 연. 줄 연.

鳲뻐꾸기 시. 鳩:비둘기 구

 

1803(순조3) 가을 강진에서 유배중인 다산 정약용(1762-1836)은 한 농민의 슬픈 사연을 듣고 시 한 수를 지었다.

그 사연은 노전(蘆田)에 사는 백성이 낳은 남자아이가 사흘 밖에 안 되었는데 군적(軍籍)에 들어가고 아전이 소를 빼앗아갔다.

백성이 칼을 뽑아 그 양경(陽莖)을 스스로 자르면서 하는 말이, “내가 이것 때문에 이런 곤욕을 당한다.” 라고 하였다.

농민의 아내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남편의 양경을 가지고 울부짖으며 관청에 호소했으나 문지기가 막아버렸다.

이 시가 바로 애절양 哀絶陽이다. ‘남자의 양물이 잘림을 슬퍼하는시이다.

이 얼마나 시대를 슬퍼하고 세속을 개탄하는 시인가. 민중의 아픔을 읊은 사회시(社會詩)이다.

 

정약용은 1818년 봄에 <목민심서>를 집필하면서 병전(兵典) 61조 첨정(簽丁 : 장정을 병적에 올리는 일)에서 애절양시를 인용하였다.

정약용은 첨정(簽丁)에서 군정의 폐해를 지적하였는데, “군포를 거두는 군정의 폐단이 커져서 생민의 뼈에 사무치는 병통이 되었으니,

이 법을 고치지 아니하면 백성은 모두 죽고야 말 것이다하였다.

 

애절양 시는 황구첨정(黃口簽丁)과 백골징포(白骨徵布) 폐단의 극치이다.

황구첨정은 젖먹이 어린애까지 군적(軍籍)에 올려 군포(軍布)를 징수하던 횡포이고,

백골징포는 죽은 사람을 마치 산 사람인 것처럼 군적(軍籍)에 올려놓고 군포(軍布)를 징수하는 횡포였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병역의무자 선정의 폐단을 지적하면서 남자의 양경을 자른 사건에 대하여 이렇게 한탄하였다.

백성을 다스리는 자가 백성들의 실정은 걱정하지 않고 속례(俗例)만 따르므로, 그 당시 한 독한 백성이 이와 같이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

이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 어찌 두렵지 않겠는가.”

 

1) 閩囝去勢: 옛날 중국 민땅에서는 아들을 낳으면 환관을 시키려고 거세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인간으로서는 차마 못 할 일이었다.

2) 鳲鳩篇: 1801년 겨울에 강진으로 유배 온 다산 정약용은 동문 밖 노파의 주막집 단 칸 방에서 기거하였다.

는 중죄를 지어서 이런 사회적 모순을 목격하면서도 하릴없이 시구편(鳲鳩篇)이나 외웠다.

시구편은 <시경(詩經)> 조풍(曺風)에 나오는 시인데, 鳲鳩在桑 其子七兮 淑人君子 其儀一兮 其儀一兮 心如結兮

뻐꾸기의 태도를 군자의 바른 행위에 비교하고,

뻐꾸기가 뽕나무에 앉아서 새끼 일곱 마리에게 골고루 먹이를 먹여 제대로 기르는 것을 칭송하는 시이다.

 : 뻐꾸기 시, 비둘기 시   : 비둘기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