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그리고 늦깍기 공부

好色賦

甘冥堂 2016. 3. 22. 12:36

宋玉登徒子 好色賦

 

代父 登徒子(대부 등도자)                      대부 등도자가

侍於楚王(시어초왕)                                 초왕을 모시고

短宋玉 曰(단송옥 왈)                               송옥을 헐뜯는 말이

玉爲人體貌嫻麗(옥위인체모한려)          송옥이 용모는 우아하고 아름답고

口多微辭(구다미사)                                  말은 청산유수이나

又性好色(우성호색)                                 호색한입니다.

願王(원왕)                                                  원컨대 왕이시여

勿與出入後宮(물여출입후궁)                  후궁에 들지 못하게 하시옵소서

 

王妊徒子之言 (왕임도자지언)                 왕이 등도자의 말을 듣고

問宋玉(문송옥)                                         송옥에게 묻자

宋玉 曰(송옥 왈)                                       송옥이 답하기를

體貌嫻麗 (체모한려)                                 저의 아름다운 용모는

所受於天也(소수어천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이고

口多微辭 (구다미사)                               말을 잘함은

所學於師也(소학어사야)                         스승으로부터 배운 것입니다.

至於好色 (지어호색)                                호색에 대하여는

臣無有也(신무유야)                                 신은 모르는 일입니다.

 

王 曰(왕 왈)                                          왕이 말하길,

子不好色(자불호색)                            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亦有說乎(역유설호)                            더 할 말은 없는가?

有說則止(유설즉지)                            더 할 말이 있으면 남아 있고

無說則退(무설즉퇴)                            할 말이 없으면 물러 나거라

 

宋玉 曰(송옥 왈)                                 송옥이 말하기를

天下之佳人(천하지가인)                     천하에 아름다운 여인으로 말할 것 같으면

莫若楚國(막약초국)                            초나라의 여인이 제일 예쁘지만

楚國之麗者(초국지려자)                    초나라에서도 가장 예쁜 여자는

莫若臣里(막약신리)                             신이 사는 동네에 있습니다.

臣里之美者(신리지미자)                     신의 동네에서도 가장 예쁜 여자는

莫若臣東家之子(막약신동가지자)    저의 집 동쪽에 사는 여자이온데

東家之子(동가지자)                            이 동쪽 여자는


增一分則太長(증일분즉태장)            한 푼을 보태면 키다리가 되고

減一分則太短(감일분즉태단)            한 푼을 덜면 난쟁이가 됩니다.

著粉則太白(저분즉태백)                   분을 바르면 너무 희고

施朱則太赤(시주즉태적)                   입술에 연지를 바르면 너무 붉습니다.

眉如翠羽(미여취우)                           눈썹은 마치 물총새 깃털과 같고.

肌如白雪(기여백설)                           피부는 흰 눈처럼 깨끗합니다.

腰如束素(요여속소)                           허리는 비단 한필을 묶어 놓은 듯 하고

齒如含貝(치여함패)                           이는 마치 오므린 조개와 같사옵니다.

嫣然一笑(언연일소)                           어쩌다 자연스럽게 한번 쌩긋 웃으면

惑陽陌城(혹양맥성)                           양성의 귀인들이 술렁대고

迷下蔡(미하채)                                   하채의 왕손들 정신이 혼미해지옵니다.

窺臣三年(규신삼년)                          이 여인이 삼 년이나 신을 엿보았어도

至今未虛也(지금미허야)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았나이다.

 

登徒子則不然(등도자즉불연)         등도자는 그러지 못하나이다.

其妻蓬頭攣耳(기처봉두련이)        그 처는 쑥대머리가 귀에 걸리고

齒只脣歷齒(치지순역치)                이빨은 입술 밖으로 난 뻐드렁니이고

旁行踽僂(방행우루)                        곱사등 모양으로 다니며

又疥且痔(우개차치)                        옴과 치질에 걸렸어도

登徒子悅之(등도자열지)                 등도자는 그저 좋아서

使有五子(사유오자)                         마누라로 하여금 다섯 자식을 두었습니다.

 

王孰察之(왕숙찰지)                       왕께서는 잘 살피소서!

誰爲好色者矣(수위호색자의)        누가 호색한인지.

    


미인을  이와 같이  묘사하다니... 그야말로 중도의 美라 할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알맞은 키에, 화장을 하면 오히려 어색할 정도의 본 바탕이 아름다운 모태 미인.

비단 한 묶음 정도의 가냘픈 허리에, 조개가 입을 다문 듯한 입술....

그 조개는 아마도 개조개나 꼬막이 아닌 백합조개였을 것이다. 


추녀에 대한 묘사도 적나라하다.

쑥대머리, 수박 먹기에 딱 어울리는 뻐드렁니. 옴 오른 피부, 똥꼬에 치질... 남의 부인이 치질이 걸렸는지 어찌 알았누?

하여튼 기가 막힌 묘사이다. 낭송하는 것을 듣는다면 그야말로 현실감 있고, 감각이 되살아날 것 같은,

소위 청각문학의 수작이라 할 수 있겠다.


다른 한편으로 살펴보면,

이 賦는 비방 받은 것에 대한 자기 변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조금 치졸하다.

아무리 훌륭한 문장이라도 자기 비호나 남을 일방적으로 비방하는 글은 시적 가치가 없다.

자기 동네의 미녀를 찬미한 것까지는 그렇다치고, 남의 부인을 이렇게 까지 형편없이 묘사할 것 까지는 없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등도자야말로 훌륭한 사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아무리 자기 부인이라도 '여자는 예뻐야 한다'는 인식을 불식시켜 버렸다

못난 부인을 예뻐하여 자식을 다섯이나 생산하게 한 동도자의 애틋한 사랑을,

감히 허우대 하나 멀쩡하다고 업신여길 수는 없는 것이다.

송옥 보다는 오히려 등도자에게서 지극한 지아비의, 大人의 풍도가 보이지 않는가? 



이 글이 얼마나 유명하면 詩經에서도 이를 인용하였을까 

 

詩經 鄭風 遵大路 편에


遵大路兮       (준대로혜)              큰길을 따라가

執子之袪兮 (삼집자지거혜)        그대의 손목을 잡노라

無我惡兮       (무아오혜)              나를 미워하지 말지어다

不寁故也       (불삼고야)              옛 사람을 급히 끊어서는 안되느니라.


음탕한 부인이 남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러므로 그가 떠나갈 때에 그의 소매를 잡고 만류하기를

"그대는 나를 미워하여 머물지 않지 말지어다. 옛친구를 대번에 끊어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이다.

宋玉(송옥)의登徒子好色賦(등도자호색부)에 "큰 길을 따라 그대의 옷소매를 잡는다."는 句가 있으니,

이것도 또한 남녀가 서로 좋아하는 말이다. 하고 주석을 달았다.


그러나 이 句를 찾을 수 없다. 다른 작품 어디엔가 있는 듯.




出典 : 宋玉(송옥), 登徒子好色賦(등도자호색부)

宋玉 BC 290?~BC 222?)

중국 전국시대 말기 초나라의 궁정시인. 문학사상 중요한 楚辭. 文選에 기재된 九辨 招魂 등 많은 작품이 있다.

특히 문선에 실린 작품들은 미사여구를 구사해 聽覺文學秀作이라 할 수 있다.

屈原에게 사사하여 초나라의 대부가 되었으나 뒤에 실직하였다.

굴원에 다음가는 의 작가로 두 시인을 屈宋이라 병칭하였다.

중국 悲秋文學開祖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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