衾中笑 이불 속에서 웃다
이규보(李奎報;1168∼1241)
人間可笑事頻生 인간에 우스운 일 자주 일어나지만
晝日情多笑未遑 낮에야 생각이 많아 웃을 겨를도 없네
半夜衾中潛自笑 밤중에 이불 속에서 몰래 혼자 웃으니
殷於手拍口兼張 拍掌大笑도 이보다 못하리라
衾中所笑雖非一 이불 속에서 웃는 것 한 가지 일만은 아니다
第一呵呵孰最先 제일 먼저 소리내어 웃는 일 무엇인가
文拙平時遲澁者 글재주 졸렬해서 평시에는 꾸물대던 사람이
揮毫示捷貴人前 귀인 앞에서 붓을 잡고 날렵한 척하는 걸세
笑中第二又誰是 웃는 중에 둘째는 그 무엇인가
爲吏稍貪深自秘 관리로 탐욕하면서도 깊이 숨기는 자일세
一物入門人盡知 뇌물 하나 집에 들여도 남이 모두 아는데
對人好說淸於水 사람들에겐 물보다 맑다고 떠들어대네
笑中第三女不颺 웃는 중에 셋째는 잘 나지도 못한 여인네가
鏡裏自看難自識 거울 속에서 스스로 보면서도 자기를 모르고
有人報道你顔姝 어떤 사람이 얼굴이 곱다고 추어주면
妄擬正姸多作色 정말로 고운 줄 알고 온갖 교태 다 짓는 걸세
笑中第四是予身 웃는 중에 넷째는 바로 내 자신인데
涉世無差僥倖耳 세상살이 잘못 없음은 순전히 요행 덕택일세
直方迂闊人皆知 곧고 모나고 어리석음 누구나 알건만
自謂能圓登此位 스스로 원만하여 이 지위에 올랐다 하는 걸세
笑中第五是浮屠 웃는 중에 다섯째는 중들인데
邂逅佳人心已寄 미인을 만나면 마음은 벌써 끌려가도
目送飛鴻佯不看 하늘 나는 기러기에 눈 돌리고 못 본 척하니
故爲灰冷無心士 짐짓 불꺼진 재 같은 마음을 무심이라 하는 걸세 .
李奎報(1168∼1241): 고려의 계관시인과도 같은 존재로 문학적 영예와 관료로서의 명예를 함께 누렸다.
그는 우리 민족에 대해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외적의 침입에 대해 단호한 항거정신을 가졌다.
국란의 와중에 고통을 겪는 농민들의 삶에도 주목, 여러 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9세 때 이미 신동으로 알려졌으며 14세 때 성명재의 여름 과거에서 시를 지어 기재라 불렸다.
26세 때 개성에 돌아와 궁핍한 생활을 하면서 당시 문란한 정치와 혼란한 사회를 보고 크게 각성하여
〈동명왕편〉·〈개원천보영사시〉 등을 지었으며, 이후 문학적 재능을 발판으로 고위직에 올라 명성과 권력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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