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바둑 그리고...

甘冥堂 2016. 11. 3. 22:02

가을날씨가 싸늘하다.

일기예보를 듣고, 무는 비닐을 씌우고,일부는 고랑에 묻어두었다.

쑥갓이나 파. 초록무 등은 어쩔 수 없어 그냥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입동이 지나야 김장을 하게된다.

그 짬새에 한가하다.


동생에게 2점 접바둑.

형편없이 대패했다. 세 점은 붙여야 할 듯.


방랑시인 김삿갓이 바둑을 배우고 나서 詩 한 首를 읊었다.


/ 蘭皐 金炳淵 作

  

縱橫黑白陣如圍 (종횡흑백진여위)   검은 돌 흰 돌이 진을 치고 에워싸며

勝敗專由取捨機 (승패전유취사기)   잡아먹고 버리기로 승부가 결정난다.

四皓閑枰忘世坐 (사호한평망세좌)   그 옛날 사호들은 바둑으로 세상 잊고

三淸仙局爛柯歸 (삼청선국란가귀)   신선놀음 하다 보니 도끼 자루 썩었다네.

  

詭謀偶獲擡頭點 (궤모우획대두점)   꾀를 써서 요석 잡아 유리하게 돌아가니

誤着還收擧手揮 (호착환수거수휘)   잘못 썼다 물러 달라 손을 휘휘 내젓는다

半日輸瑩更挑戰 (반일수형갱도전)   한나절에 승부 나고 다시 한판 시작하니

丁丁然響到斜輝 (정정연향도사휘)   돌소리는 쩡쩡하나 석양이 저물었네.

 



바둑을 두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러다가

틈이 나면 글씨 연습도 한다.

혹 졸필에 대한 억지 핑계로 써먹을까하여 이런 글을 옮겨본다.


나라 때 書藝家 손과정(孫過庭)'서보(書譜)'에서 글씨가 뜻대로 될 때와

뜻 같지 않을 때를 다섯 가지씩 논한 五乖五合論議를 남겼다.

 

먼저 五乖(오괴).

 

첫째, 心遽體留(심거체류). 마음은 한데 몸이 따로 논다.

둘째, 意違勢屈(의위세굴)이다. 뜻이 어긋나고 形勢가 꺾인 엇박자의 狀態.

셋째, 風燥日炎(풍조일염)이다. 바람이 너무 乾燥하고 햇살이 따갑다. 空氣 중에 濕度가 알맞고 햇살도 適當해야 먹발이 좋다.

넷째, 紙墨不稱(지묵불칭)이다. 종이와 먹이 걸맞지 않아도 안 된다.

다섯째, 情怠手亂(정태수란)이다. 마음이 내키지 않고 손이 헛 논다. 이럴 때는 애를 써봤자 소용이 없다.

 

 

五合은 이렇다.

 

첫째가 神怡務閑(신이무한)이다. 정신이 가뜬하고 일이 閑暇할 때 좋은 作品이 나온 다.

둘째는 感惠徇知(감혜순지). 고마움을 느끼고 알아주어 통할 때다. 대상과 一致하 는 게 중요하다.

셋째는 時和氣潤(시화기윤), 時節和暢하고 氣運潤澤한 것이다.

넷째는 紙墨相發(지묵상발)이니, 종이와 먹의 調合最上이다.

다섯째는 偶然欲書(우연욕서). 우연히 쓰고 싶어 쓴 글씨다.



벽면의 글씨는 五乖, 즉 글씨가 뜻 같지 않을 때에 해당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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